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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싸이다 vs 쌓이다

 

 

오늘은 '싸이다'와 '쌓이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베일에 싸인 사건.

B. 베일에 쌓인 사건.


C. 흰 눈이 싸인 거리.

D. 흰 눈이 쌓인 거리.

 

'물건이 보이지 않게 씌워져 가려지거나 둘려 말리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싸이다'입니다. '싸다'의 피동사죠. "도시락은 예쁜 보자기로 싸여 있었다.", "나는 신문지로 싸여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A와 B 중에서는 A의 '싸인'이 바릅니다.

동사 '싸이다'는 그 밖에도 '주위가 가려지거나 막히다', '헤어나지 못할 만큼 어떤 분위기나 상황에 뒤덮이다', '사람들과 함께 잘 어울리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각각 "안개에 싸인 시골 마을.", "신비에 싸인 원시림.", "동네 아이들과 싸여 놀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여러 개의 물건이 겹겹이 포개어 얹어 놓이다'를 뜻하는 말은 '쌓이다'입니다. '쌓다'의 피동사로, "마당에 수북이 쌓인 낙엽."이나 "발밑에는 옷이 한 무더기 쌓여 있었다.≪안정효, 하얀 전쟁≫"와 같이 쓰죠.
그래서 C와 D 가운데서는 D의 '쌓인'이 바릅니다.

동사 '쌓이다'는 이 외에도 '물건이 차곡차곡 포개어 얹어져 구조물이 이루어지다',  '밑바탕이 닦여서 든든하게 마련되다', '경험, 기술, 업적, 지식 따위가 거듭 익혀져 많이 이루어지다', '재산, 명예 또는 불명예, 신뢰 또는 불신 따위가 많아지다', '하여야 할 일이나 걱정, 피로 따위가 한꺼번에 많이 겹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가령, 각각 "야트막하게 쌓아 올린 담장.", "민주주의의 토대가 쌓였다.", "십 년 동안 쌓인 그 경험이 이번 일을 해결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금고에 돈이 쌓여도 근심이 끊일 날이 없다", "가슴속에 걱정이 쌓이면 병이 된다."와 같이 쓸 수 있죠.

이처럼 동사 '싸이다'와 '쌓이다'는 발음은 [싸이다]로 같지만 뜻은 전혀 다르므로 잘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무언가에 가려지거나 뒤덮일 때 → 싸이다
무언가가 포개지거나 많아지는 때 → 쌓이다

 

참고로, 일상생활에서 '쌔고 쌨다'는 표현 쓰시죠?
'쌔다'는 '쌓이다'의 준말인데, '쌔다'에서 나온 표현이 '쌔고 쌨다'입니다. 즉, '쌔고 쌨다'는 '쌓이고 쌓였다'가 줄어든 거죠. '쌓일 만큼 퍽 흔하고 많이 있다'를 뜻하는 '쌔고 쌨다'는 "그런 물건은 창고에 쌔고 쌨다.", "비수기에는 여행지에 빈방이 쌔고 쌨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단어 정리
싸-이다 [싸이다]

→ 준말: 쌔다
→ 활용: 싸이어(싸여), 싸이니

「동사」

[1]【…에】【 …으로】

1. 물건이 보이지 않게 씌워져 가려지거나 둘려 말리다. '싸다'의 피동사.
⇒ 보자기에 싸인 음식.

2. 주위가 가려지거나 막히다. '싸다'의 피동사.
⇒ 사면이 바다로 싸인 섬.

[2]【…에】헤어나지 못할 만큼 어떤 분위기나 상황에 뒤덮이다.
⇒ 슬픔에 싸이다.

[3]【…과】사람들과 함께 잘 어울리다.
⇒ 동네 아이들과 싸여 놀다.


쌓-이다 [싸이다]

→ 준말: 쌔다
→ 활용: 쌓이어(쌓여), 쌓이니

「동사」

[1]【…에】 여러 개의 물건이 겹겹이 포개어 얹어 놓이다. '쌓다'의 피동사.
⇒ 책상에 먼지가 쌓이다.

[2]
1. 물건이 차곡차곡 포개어 얹어져 구조물이 이루어지다. '쌓다'의 피동사.
⇒ 쉬지 않고 벽돌을 올리자, 담은 점점 높이 쌓여 갔다.

2. 밑바탕이 닦여서 든든하게 마련되다. '쌓다'의 피동사.
⇒ 학문의 기초가 쌓임에 따라 그는 공부하는 데 점점 재미를 느꼈다.

3. 경험, 기술, 업적, 지식 따위가 거듭 익혀져 많이 이루어지다. '쌓다'의 피동사.
⇒ 수양이 쌓인 만큼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4. 재산, 명예 또는 불명예, 신뢰 또는 불신 따위가 많아지다. '쌓다'의 피동사.
⇒ 그 둘 사이에는 나날이 신뢰가 쌓여 갔다.

[3]【…에/에게】 하여야 할 일이나 걱정, 피로 따위가 한꺼번에 많이 겹치다.
⇒ 친구에게 빚이 쌓이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그에겐 난관이 첩첩이 ( 싸여 / 쌓여 ) 있었다.

2. 그믐달이 솟아올랐으나 주위는 첩첩이 어둠에 ( 싸여 / 쌓여 ) 적막했다.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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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쌓여     2. 싸여

 

[풀이]

1. '하여야 할 일이나 걱정, 피로 따위가 한꺼번에 많이 겹치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쌓이다'입니다. 따라서 '쌓이다'의 활용형인 '쌓여'를 써서 '난관이 첩첩이 쌓여 있었다'라고 써야 합니다.

2. '주위가 가려지거나 막히다'를 뜻하는 동사는 '싸이다'이므로, '싸이다'의 활용형인 '싸여'를 써서 '주위는 첩첩이 어둠에 싸여'라고 써야 합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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