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살펴볼 단어는 '갇히다'와 '갖히다'입니다.
첫 번째 자료에는 '갇혀'로, 두 번째 자료에는 '갖혀'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둘 중에 어떤 것이 바를까요?
'사람이나 동물을 벽으로 둘러싸거나 울타리가 있는 일정한 장소에 넣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가두다'의 피동사는 '가두다'의 어간에 '피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히-'가 결합한 '갇히다'입니다. 따라서 첫 번째 자료의 '입 속에 갇혀'와 같이 써야 바릅니다.
'갇히다'의 어원에 관하여 국립국어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표준 국어 대사전의 어원 정보에 따르면, '가두다'는 '갇-+-오-+-다'의 '가도다'에서 온 말이며, '갇히다'는 '갇-+-히-+-다'의 '가티다'에서 온 말임을 참고해 보실 수는 있겠습니다. 즉 원래는 '갇-'이라는 어간이 있었고 이에 대한 피동사를 만들기 위해 피동 접미사인 '-히-'를 써서 '갇히다'가 파생되는데, '갇-'이라는 어간 뒤에 '-오-'라는 선어말 어미가 결합한 것이 역사적으로 굳어져 '가두다:갇히다'의 대립을 보이게 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동사 '갇히다'가 '가두다'의 피동사로 쓰일 때는 '사람이나 동물이 벽으로 둘러싸이거나 울타리가 있는 일정한 장소에 넣어져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다'를 뜻합니다. "그는 감옥에 갇히다."처럼 말이죠.
이렇게 '갇히다'를 '가두다'의 피동사로 쓸 때는 "그를 감옥에 가두다."와 같은 능동문을 만들 수 있어요.
'갇히다'는 '어떤 공간이나 상황에 있게 되다'의 뜻도 나타냅니다. "겨울은 내내 눈 위에 찍힌 멧돼지며 곰 발자국들을 구경하며 폭설에 갇혀 살았다.≪문순태, 피아골≫"와 같이 쓰이죠.
이때의 '갇히다'는 '가두다'의 피동사로 쓰인 것이 아니며, 이에 대한 능동문을 상정하기 어렵습니다.
단어 정리
갇히다 [가치다]
→ 활용: 갇히어(갇혀), 갇히니
「동사」
【…에】
1. 사람이나 동물이 벽으로 둘러싸이거나 울타리가 있는 일정한 장소에 넣어져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다. '가두다'의 피동사.
⇒ 승강기에 갇히다.
2. 어떤 공간이나 상황에 있게 되다.
⇒ 고지는 삽시간에 적의 치열한 포화 속에 갇혀 버렸다. ≪홍성원, 육이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뒤주에 ( 갇힌 / 갖힌 ) 사도 세자.
2. 미켈란젤로는 바위 안에 ( 갇혀 / 갖혀 ) 있는 천사를 보았던 거야.
3. 궁전 안에 ( 갇혔던 / 갖혔던 ) 왕실 문화는 길거리 시장에까지 흘러넘쳤습니다.
정답 및 풀이
[정답]
1. 갇힌 2. 갇혀 3. 갇혔던
[풀이]
1~3. '사람이나 동물이 벽으로 둘러싸이거나 울타리가 있는 일정한 장소에 넣어져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다'나 '어떤 공간이나 상황에 있게 되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갇히다'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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