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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뜻이 잘못된 말, 바르게 쓰기

국회의원의 갑질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오늘은 '회자(膾炙)'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회 회(膾)' 자와 '고기 구울/ 구운 고기 자(炙)' 자로 이루어진 '회자'는 '회와 구운 고기라는 뜻으로, 칭찬을 받으며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림을 이르는 말'입니다. "마을마다 회자되는 위인들이 있다.", "윤동주의 는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명시(名詩)이다.", "방탄소년단 정국이 전설로 회자될 월드컵 개막식 무대를 선사하였습니다." 등과 같이 씁니다. 이 글의 제목처럼 '인구에 회자되다'라는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는데, 이때 '인구(人口)'는 '세상 사람들의 입'을 뜻합니다. 그런데 '갑질'은 칭찬하는 내용이 아니므로 '회자'와 어울려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남의 말거리가 되다'를 뜻하는 '오르내리다'라는 동사를 사용하여 "국회의원의 갑질이.. 더보기
부모님의 성실함을 타산지석으로 삼겠습니다 오늘은 '타산지석'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은 '다른 산의 나쁜 돌이라도 자신의 산의 옥돌을 가는 데에 쓸 수 있다는 뜻으로, 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도 자신의 지식과 인격을 수양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서 '본(本)'이란 '본보기(本--)'와 같은 말로서 '어떤 사실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하여 내세워 보이는 대표적인 것'을 뜻합니다. "본을 따르다.", "본을 보이다."처럼 쓰죠. '타산지석'을 쓴 예를 몇 가지 들어 보면, "과거의 실패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지진 피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재난 대비책을 점검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 더보기
난이도가 높다, 난이도가 낮다 '난이도'라는 말을 써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기술. 시험 난이도가 낮았어. '어려울 난(難)' 자, '쉬울 이(易)' 자, '정도 도(度)' 자로 이루어진 '난이도'는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난이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교육하다.", "학생의 반응에 따라 학습 내용이나 난이도를 조정하여 가며 학습 진도를 맞추어 나간다."와 같이 쓰죠. '난이도'의 뜻을 정확히 알고 위 두 문장을 다시 보면 어색하지 않나요. 어려움[難]과 쉬움[易]의 정도를 한꺼번에 나타내는 말인 '난이도'를 '높다'나 '낮다'와 어울려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가 높다',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 낮다'라는 표현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 더보기
역임 중입니다, 역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역임'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대학 대학원장과 학장을 역임 중입니다. 그분은 현재 ○○대학교 교수, △△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지낼 력(歷)' 자와 '맡을 임(任)' 자로 이루어진 '역임(歷任)'은 '여러 직위를 두루 거쳐 지냄', '역임하다'는 '여러 직위를 두루 거쳐 지내다'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은사님은 각국 대사를 역임하셨습니다.", "김 선생은 신문사에서 편집국장, 주필 등을 역임하면서 많은 공을 세웠다."와 같이 과거에 거쳐 온 여러 직위를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동사 '역임하다' 대신에 '과거에 어떤 직책을 맡아 일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인 '지내다'를 써서 표현할 수 있어요. 동사 '지내다'는 전에 맡았던 직위가 하나든 둘이든 아니면 그 이상이든 상.. 더보기
제수 용품, 혼수 용품 오늘은 '제수 용품'과 '혼수 용품'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제사'를 뜻하는 '祭' 자와 '쓰다'를 뜻하는 '需' 자로 이루어진 '제수(祭需)'는 '제사에 드는 여러 가지 재료' 또는 '제사에 쓰는 음식물'을 뜻합니다. '혼인하다'를 뜻하는 '婚' 자와 '쓰다'를 뜻하는 '需' 자로 구성된 '혼수(婚需)'는 '혼인에 드는 물품' 또는 '혼인에 드는 비용'을 뜻하죠. 그러므로 '어떤 일이나 목적과 관련하여 쓰이는 물품'을 뜻하는 '용품'을 덧붙여 '제수 용품'이나 '혼수 용품'이라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뜻이 중복되므로 '제수', '혼수'로 쓰면 됩니다. 국립국어원은 2022년 12월 7일에 49개의 관혼상제 용어의 대안 용어 목록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취지는 다음과 같아요. 국립국어원은 어려운 한자 .. 더보기
월척 빙어 오늘은 '월척'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두꺼운 얼음을 파서 만든 작은 구덩이에서 빙어를 낚아 올리는 화면에 '월척'이라는 자막이 적혀 있습니다. '넘을 월(越)' 자와 '자 척(尺)' 자로 이루어진 '월척(越尺)'은 '낚시에서, 낚은 물고기가 한 자가 넘음. 또는 그 물고기'를 뜻합니다. '자'는 길이의 단위로서, 한 자는 한 치(약 3.03㎝)의 열 배로 약 30.3㎝에 해당해요. 그래서 "그 많던 고기가 어디 갔는지 월척은커녕 잔챙이조차 낚이지 않는다.", "언뜻 보기에도 한 자는 가뿐히 넘을 월척이었다."와 같이 씁니다. '월척'은 '자넘이'라고도 해요. 말 그대로 '길이가 한 자를 넘는 것'을 일컫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빙어'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바다빙엇과의 바닷물고기. .. 더보기
유명한 일화 항목의 첫 번째 글로, 오늘은 '유명한 일화'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위 자료처럼 '유명한 일화'라는 표현을 흔히 접하게 됩니다. '숨을 일(逸)' 자와 '이야기 화(話)' 자로 이루어진 한자어인 '일화(逸話)'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아니한 흥미 있는 이야기'를 뜻합니다. 그래서 "맨손으로 멧돼지를 잡았다는 일화는 그의 용맹스러운 진면모를 여실히 보여 준다.", "죽은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심장이 펄떡펄떡 뛰더라는 관우, 장비 같은 일화가 구전으로 전해 오고 있었다.≪최인호, 처세술 개론≫"처럼 쓰죠. '일화'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니 '유명한 일화'라고 하면 어색한 표현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명하다면 더 이상 '일화'가 아닌 거죠. 그러므로 '유명한 일화'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나 '유명..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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