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못 되다'와 '못되다'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자료에는 '왕이 못 된 세자들', 두 번째 자료에는 '왕이 못된 세자들'로 적혀 있습니다. 같은 책 제목인데, '못 된'과 '못된'으로 표기가 다르네요.
그리고 세 번째 자료에는 "못 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 네 번째 자료에는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로 적혀 있습니다. 이 역시 같은 속담을 적은 건데, '못 된'과 '못된'으로 표기가 다릅니다. 그럼, 어떤 표기가 바른지 알아볼까요.
위에 제시한 자료들처럼 '못 되다'와 '못되다'를 구분하지 않고 쓴 것을 흔히 보게 되는데요. 그러나 '못 되다'와 '못되다'는 띄어쓰기 차이로 의미가 달라집니다.
먼저, '못 되다'는 부정 부사 '못'과 동사 '되다'가 합쳐진 말입니다. '못'은 주로 동사 앞에 쓰여,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래서 "술을 못 마시다.", "초등학교도 못 마치다."와 같이 씁니다.
그러므로 '못 되다'는 '되다'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자리에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돌아다닐 만한 날씨가 못 된다.", "한 시간도 채 못 돼서 돌아왔다."와 같이 씁니다.
즉, '못 되다'는 동사 '되다'의 부정형으로서, 이때의 '못 되다'는 '되지 못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2020/05/15 - [문장 다듬기/헷갈리기 쉬운 띄어쓰기] - 못: 못 들어와 vs 못들어와, 못 생겨 vs 못생겨
한편, '못되다'는 '못'과 '되다'가 결합한 한 단어로서,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 /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의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입니다. 그래서 "못된 심보.", "못되면 조상 탓, 잘되면 제 탓."과 같이 씁니다.
따라서 첫 번째 자료의 '왕이 못 된 세자들'과 네 번째 자료의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와 같이 써야 바릅니다. 참고로, 속담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이 난다."는 되지못한 것이 엇나가는 짓만 한다는 말입니다.
단어 정리
못 [몯ː]
(주로 동사 앞에 쓰여)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
⇒ 그는 아무도 못 말린다.
못-되다 [몯ː뙤다]
1.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
⇒ 못된 장난.
2.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 그 일이 못된 게 남의 탓이겠어.
→ 활용: 못되어(못돼), 못되니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 못 된 / 못된 ) 버릇을 고치다.
2. 그가 떠난 지 채 1년이 ( 못 되었어요 / 못되었어요 ).
3. 나는 국가 대표 선수가 ( 못 되었다 / 못되었다 ).
정답 및 풀이
[정답]
1. 못된 2. 못 되었어요 3. 못 되었다
[풀이]
1~3.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 /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를 뜻한다면 '못되다'로 붙여 씁니다. 한편, 동사 '되다'의 부정 표현이라면, 즉 '되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쓸 때에는 '못 되다'로 띄어 씁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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