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장 다듬기/헷갈리기 쉬운 띄어쓰기

못: 못 하다 vs 못하다

 

오늘은 '못 하다'와 '못하다'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한겨레 2019년 12월 4일 자

 

출처 - MBC, <같이 펀딩> 제8회

 

첫 번째 자료에는 '상상도 못 한', 두 번째 자료에는 '상상도 못한'으로 적혀 있습니다. 

 

출처 - tvN, <일로 만난 사이> 제6회

 

출처 - 오마이뉴스 2012년 10월 17일 자

 

세 번째 자료에는 '술을 못 하는데', 네 번째 자료에는 '술을 못하는데'로 적혀 있어요.

 

출처 -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제62회

 

출처 - 김서준 저, 랜덤하우스코리아, 『수학의 눈을 찾아라』 228쪽

 

다섯 번째 자료에는 '집중하지 못 했다', 여섯 번째 자료에는 '집중하지 못했다'로 적혀 있습니다.

이렇듯, '못 되다'와 '못되다'만큼 '못 하다'와 '못하다'도 구분하지 않고 쓴 것을 흔히 보게 되는데요. 그러나 '못 하다'와 '못하다'는 띄어쓰기 차이로 의미가 달라집니다.

2020/05/17 - [문장 다듬기/헷갈리기 쉬운 띄어쓰기] - 못: 못 되다 vs 못되다

 

먼저, '못 하다'는 부정 부사 '못'과 동사 '하다'가 합쳐진 말입니다. '못'은 주로 동사 앞에 쓰여,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래서 "잠을 통 못 자다.", "그는 아무도 못 말린다."와 같이 씁니다.
그러므로 '못 하다'는 '하다'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자리에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많이 아파서 숙제를 못 했어요.", "좀 더 빨리 연락을 못 해서 미안해."와 같이 씁니다.
즉, '못 하다'는 동사 '하다'의 부정형으로서, 이때의 '못 하다'는 '하지 못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2020/05/15 - [문장 다듬기/헷갈리기 쉬운 띄어쓰기] - 못: 못 들어와 vs 못들어와, 못 생겨 vs 못생겨

 

한편, '못하다'는 동사로는 '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라는 뜻을 나타내어, "영어를 못해도 괜찮아."와 같이 씁니다. 그리고 형용사로 쓰일 때는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 ('못해도' 꼴로 쓰여) 아무리 적게 잡아도'의 뜻을 나타내어, "건강이 젊은 시절만 못하다."나 "아무리 못해도 스무 명은 족히 넘을 것이다."와 같이 씁니다.
그리고 연결 어미 '-지' 뒤에 쓰여 '-지 못하다'의 구성으로 쓰일 때나 '-다(가) 못하여' 구성으로 쓰일 때는 '못하다'를 항상 붙여 씁니다. 예를 들면, "배가 아파 밥을 먹지 못하다.", "그런 태도는 옳지 못하다.", "배가 고프다 못하여 아프다."와 같이 씁니다. 

즉, 어떠한 일을 하려고 해도 아예 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낸다면 부정 부사 '못'을 써서 '못 하다'로 띄어 씁니다. 반면, 어떠한 일을 하기는 하는데, 능력이 부족하여 잘하지 못하다는 뜻을 나타낸다면 '못하다'로 붙여 씁니다.

아직 구분하기 어려우시다면,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못 하다'와 '못하다'는 정확한 구별법이 있기보다는, 문맥상 의미를 잘 살펴서 써야 합니다.

공부를 못 하다
: 공부를 하려고 하지만, 시간이 없거나 다른 일로 바쁘거나 하는 사정으로 아예 하지 못하다.

공부를 못하다
: 공부를 잘하지 못하다.


말을 못 하다
: 전혀 말을 하지 못하다.

말을 못하다
: 말을 하기는 하나, 잘하지 못하다.

 

그래서 첫 번째 자료의 '상상도 못 한', 네 번째 자료의 '술을 못하는데', 여섯 번째 자료의 '집중하지 못했다'와 같이 써야 바릅니다.

참고로, 보조 용언 '-지 못하다'를 쓰는 것은 '긴 못 부정문', 부정 부사 '못'을 쓰는 것은 '짧은 못 부정문'이라고 하고, 이 둘의 의미는 같습니다. 예를 들면, '용서하다'에 대한 긴 못 부정문은 '용서하지 못하다', 짧은 못 부정문은 '용서 못 하다'와 같은 구조로 표현합니다.

 

단어 정리
못 [몯ː]

(주로 동사 앞에 쓰여)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
⇒ 초등학교도 못 마치다.


못-하다 [모ː타다]

→ 활용: 못하여(못해), 못하니

Ⅰ. 동사
【…을】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
⇒ 노래를 못하다.

Ⅱ. 형용사
1.【…보다】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 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

2. ('못해도' 꼴로 쓰여) 아무리 적게 잡아도.
⇒ 잡은 고기가 못해도 열 마리는 되겠지.

Ⅲ. 보조 동사
(동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에 대하여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것을 이룰 능력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
⇒ 눈물 때문에 말을 잇지 못하다.

Ⅳ. 보조 형용사
1. (형용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상태에 미치지 아니함을 나타내는 말.
⇒ 음식 맛이 좋지 못하다.

2. (주로 '-다(가) 못하여'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상태가 극에 달해 그것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말.
⇒ 희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치아.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저는 음치라서 노래를 ( 못 해요 / 못해요 ).

2. 그는 목이 아파서 노래를 ( 못 해요 / 못해요 ).

3. 아무리 ( 못 해도 / 못해도 ) 스무 명은 족히 넘을 것이다.

4. 보다 ( 못 해 / 못해 ) 간섭을 하다. 

5. 죄송합니다.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을 ( 못 했습니다 / 못했습니다 ). 

6. 바빠서 동창회에 가지 ( 못 했어요 / 못했어요 ).

7. 건강이 젊은 시절만 ( 못 하군 / 못하군 ). 

 

정답 및 풀이

 

더보기

[정답] 

1. 못해요    2. 못 해요    3. 못해도    4. 못해    5. 못 했습니다    6. 못했어요    7. 못하군 

 

[풀이]

1. '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를 뜻하는 동사 '못하다'는 붙여 씁니다.

2. 동사 '하다'를 부정하는 뜻을 나타낼 때는 '하다' 앞에 부정 부사 '못'을 써서 표현하므로, '못 해요'와 같이 씁니다. 

3. '('못해도' 꼴로 쓰여) 아무리 적게 잡아도'를 뜻하는 형용사 '못하다'는 붙여 씁니다.

4. 주로 '-다(가) 못하여'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상태가 극에 달해 그것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음을 나타낼 때는 '못하다'를 붙여 씁니다.

5. 동사 '하다'를 부정하는 뜻을 나타낼 때는 '하다' 앞에 부정 부사 '못'을 써서 표현하므로, '못 했습니다'와 같이 씁니다.

6. '-지 못하다' 구성에서는 '못하다'가 보조 용언으로 쓰인 것이므로, '못하다'를 붙여 쓰는 것이 바릅니다.

7.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 '못하다'는 붙여 씁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반응형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