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의존 명사 '김'의 띄어쓰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자료에는 '취한 김에', 두 번째 자료에는 '취한김에'로 적혀 있습니다. 둘 중에 어떤 표기가 바를까요?
우선,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이는 명사인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에 관해서 말씀드릴게요.「한글 맞춤법」제42항은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고 규정합니다. 왜냐하면, 의존 명사는 그 앞에 반드시 꾸며 주는 말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의존적인 말이지만, 자립 명사와 같은 명사 기능을 하므로 단어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존 명사는 앞말과 띄어 씁니다.
'-은/는 김에' 구성으로 쓰여, '어떤 일의 기회나 계기'를 뜻하는 말인 '김'은 의존 명사이므로, 첫 번째 자료의 '취한 김에'와 같이 띄어 써야 바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자료에는 '내친 김에', 네 번째 자료에는 '내친김에'로 적혀 있습니다. 앞에서 의존 명사 '김'은 앞말과 띄어 쓴다고 했으므로, 세 번째 자료의 '내친 김에'가 바르게 쓴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요?
흔히 '내친김에' 꼴로 쓰여, '이왕 길을 나선 때 / 이왕 일이나 이야기 따위를 시작한 때'의 뜻으로 쓰는 '내친김'은 한 단어로 굳어져 사전에 올라 있으므로 붙여 씁니다.
다만, '손에 든 것을 뿌리치거나 던지다 / 강제로 밖으로 내쫓다'를 뜻하는 동사 '내치다'에 어미 '-은/는'과 의존 명사 '김' 그리고 조사 '에'가 함께 쓰여, '손에 든 것을 뿌리치거나 던진 김에'나 '강제로 밖으로 내쫓은 김에'를 뜻하면 '내친 김에'로 띄어 씁니다.
◎「한글 맞춤법」제42항
: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아는 것이 힘이다.
나도 할 수 있다.
먹을 만큼 먹어라.
아는 이를 만났다.
네가 뜻한 바를 알겠다.
그가 떠난 지가 오래다.
단어 정리
김 [김]
('-은/는 김에' 구성으로 쓰여) 어떤 일의 기회나 계기.
⇒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김에 당장 합시다.
내친-김 [내ː친김]
(흔히 '내친김에' 꼴로 쓰여)
1. 이왕 길을 나선 때.
⇒ 내친김에 시내 구경도 하고 집으로 왔다.
2. 이왕 일이나 이야기 따위를 시작한 때.
⇒ 내친김에 한 가지 더 물어보았다.
내-치다 [내ː치다]
【…을】
1. 손에 든 것을 뿌리치거나 던지다.
⇒ 잡은 손을 내치고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2.【…을 …에】【…을 …으로】 강제로 밖으로 내쫓다.
⇒ 저놈들을 당장 곤장을 쳐서 성 밖으로 내쳐라!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띄어쓰기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떡 ( 본 김에 / 본김에 ) 제사 지낸다.
2. 말이 ( 나온 김에 / 나온김에 ) 부탁 하나 드려도 돼요?
3. 왕은 역모에 가담한 죄인을 성 밖으로 ( 내친 김에 / 내친김에 ) 사약을 내렸다.
4. 홍길동 선수는 포기하지 않고 기어코 동점 골을 만들었다. ( 내친 김에 / 내친김에 ) 추가 득점도 해냈다.
정답 및 풀이
[정답]
1. 본 김에 2. 나온 김에 3. 내친 김에 4. 내친김에
[풀이]
1~3. '-은/는 김에' 구성으로 쓰여, '어떤 일의 기회나 계기'를 뜻하는 말인 '김'은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씁니다.
1. 속담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우연히 운 좋은 기회에, 하려던 일을 해치운다는 말'입니다.
4. 흔히 '내친김에' 꼴로 쓰여, '이왕 길을 나선 때 / 이왕 일이나 이야기 따위를 시작한 때'의 뜻으로 쓰는 '내친김'은 합성어이므로 붙여 씁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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