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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다듬기/헷갈리기 쉬운 띄어쓰기

데/ㄴ데: 정리하는 데 vs 정리하는데

 

문장에 '데'가 들어가게 되면 띄어 써야 할지, 붙여 써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의존 명사 '데'와 어미 '-ㄴ데'의 띄어쓰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2019년 9월 4일 자

 

출처 - 채널A, <뉴스A> 2019년 9월 6일 자

 

첫 번째 자료에는 '정리하는 데', 두 번째 자료에는 '정리하는데'로 적혀 있습니다.

'데'는 '일'이나 '것'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서, 의존 명사입니다.「한글 맞춤법」제42항에서는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라고 규정하므로, 첫 번째 자료의 "영어로 정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와 같이 써야 바릅니다.

또한, 의존 명사 '데'는 '곳'이나 '장소', '경우'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때도 역시 '데'를 앞말과 띄어 씁니다. 그래서 "그가 사는 데는 여기서 멀다.", "이 그릇은 귀한 거라 손님을 대접하는 데나 쓴다."와 같이 씁니다.

그럼, 다음 문장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철수는 오랜만에 책장을 정리하는 데, 초등학교 때 쓴 일기장을 발견했다.
B. 철수는 오랜만에 책장을 정리하는데, 초등학교 때 쓴 일기장을 발견했다.

 

위 밑줄 친 부분은 뒤 절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 대상과 상관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 '-ㄴ데'가 쓰인 것이므로, B의 '정리하는데'로 붙여 써야 바릅니다.

이렇듯, 의존 명사 '데'와 연결 어미 '-ㄴ데'는 문맥에 따라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그런데 의존 명사 '데'가 '-ㄴ/-는/-은 데' 형태일 때는 연결 어미 '-ㄴ데'와 겉으로 볼 때 비슷해서,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존 명사 '데'가 연결된 건지, 어미 '-ㄴ데'가 연결된 건지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첫째, '데'의 자리에 '곳ㆍ장소ㆍ일ㆍ것ㆍ경우'를 넣어 봐서 의미가 통하면 의존 명사 '데'를 쓴 것으로 보고, 의미가 통하지 않으면 어미 '-ㄴ데'를 쓸 자리로 이해하면 됩니다.

둘째, '데' 뒤에 격 조사를 붙여 보는 것입니다. '데'가 의존 명사로 쓰였을 때는 뒤에 격 조사가 결합할 수 있습니다. 격 조사를 결합하여 문장이 자연스러우면 의존 명사 '데'를 쓴 것으로 보고, 자연스럽지 않으면 어미 '-ㄴ데'를 쓸 자리로 이해하면 됩니다.
아래 예문을 보면, 어미로 쓰인, a와 b의 '-ㄴ데'에는 격 조사가 결합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의존 명사로 쓰인, c와 d의 '데' 뒤에는 격 조사 '가'와 '에'가 결합할 수 있습니다.

a. 저분이 그럴 분이 아니신데 큰 실수를 하셨다.
b. 제가 알아보았사온데 사실은 그와 다르옵니다.

c. 놀기 좋은 데(가) 있니?
d. 사람을 돕는 데(에) 애 어른이 어디 있겠습니까?

 

끝으로,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어 찾을 수가 없다'는 뜻의 '온데간데없다', '사람이 머물러 살 곳이나 의지할 곳이 없다 / 어찌할 도리가 없다 또는 다른 여지가 없다'는 뜻의 '올데갈데없다', '갑자기 자취를 감추어 사라지거나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고 꼭 들어맞다'는 뜻의 '간데없다' 등은 한 단어로 쓰이는 합성어이므로 붙여 씁니다.

 

◎「한글 맞춤법」제42항 
: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
아는 이 힘이다.
나도 할  있다.
먹을 만큼 먹어라.
아는 를 만났다.
네가 뜻한 를 알겠다.
그가 떠난 가 오래다.

 

단어 정리
데 [데]

1. '곳'이나 '장소'의 뜻을 나타내는 말.
⇒ 의지할 데 없는 사람.

2. '일'이나 '것'의 뜻을 나타내는 말.
⇒ 그 책을 다 읽는 데 삼 일이 걸렸다.

3. '경우'의 뜻을 나타내는 말.
⇒ 머리 아픈 데 먹는 약.


-ㄴ데

Ⅰ.
('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 'ㄹ' 받침인 형용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사오-' 따위 뒤에 붙어) 뒤 절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 대상과 상관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
⇒ 여기가 우리 고향인데 인심 좋고 경치 좋은 곳이지.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형은 ( 공부하는 데 / 공부하는데 ) 너는 뭐해?

2. 형이 ( 공부하는 데는 / 공부하는데는 ) 어디지?
 
3. 내 동생은 ( 잘생긴 데다가 / 잘생긴데다가 ) 똑똑해.

4. 그 사람이 정직하기는 ( 한 데 / 한데 ) 이번 일에는 적합지 않다.

5. 콩 ( 심은 데 / 심은데 ) 콩 나고 팥 ( 심은 데 / 심은데 ) 팥 난다.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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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공부하는데    2. 공부하는 데는    3. 잘생긴 데다가    4. 한데    5. 심은 데, 심은 데

 

[풀이]

1., 4. 뒤 절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하여 그 대상과 상관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쓰는 연결 어미 '-ㄴ데'는 앞말에 붙여 써야 바릅니다.

2~3., 5. '곳'이나 '장소', '일'이나 '것', '경우'의 뜻을 나타내는 말인 '데'는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적습니다.

5. 속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모든 일은 근본에 따라 거기에 걸맞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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