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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봬요 vs 뵈요

 

오늘은 '봬요'와 '뵈요'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말이죠.

 

출처 - 공공누리, 강릉솔향수목원

 

출처 - 공공누리, 충청남도

 

첫 번째 자료에는 '봬요', 두 번째 자료에는 '뵈요'로 적혀 있습니다. 어느 것이 바르게 쓴 걸까요?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를 뜻하는 동사는 '뵈다'와 '뵙다'입니다. 다만, '뵙다'는 '뵈다'보다 더 겸양의 뜻을 나타내죠.
'뵈다'는 '뵈니, 뵈러, 뵐' 등으로 활용합니다. 한편, '뵙다'는 '뵙고, 뵙는, 뵙고자' 등과 같이 활용해요.
가령, "저희가 일을 제대로 못 해서 사장님 뵐 낯이 없습니다.", "막음례라는 여자가 진사 댁 마님을 뵙고자 찾아왔노라고 통기를 넣으라 일렀다.≪문순태, 타오르는 강≫"처럼 씁니다.

위 두 자료처럼 '뵈다'의 어간 '뵈-'에 청유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어'와 청자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요'가 결합하면 '뵈어요'가 됩니다.
그리고「한글 맞춤법」제35항 [붙임 2] "'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ᅟᅫᆻ'으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라는 규정에 따라, '뵈어요'는 줄여서 '봬요'라고 쓸 수 있어요. [붙임 2]에 관한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어간 모음 'ㅚ' 뒤에 '­-어'가 결합하여 'ㅙ'로 줄어드는 경우, 'ㅙ'로 적는다. 예를 들어 '되다'와 '뵈다'는 다음과 같이 쓰인다.

되다
모든 게 생각대로 돼(← 되어) 간다.
이렇게 만나게 돼서(← 되어서) 반갑다.
어느덧 가을이 됐다(← 되었다).

뵈다
오랜만에 선생님을 봬서(← 뵈어서) 기뻤다.
그럼 내일 함께 선생님을 봬요(← 뵈어요).
어제 부모님을 뵀다(← 뵈었다).

 

그런데 왜 '뵈요'라고 쓰면 안 될까요?
그것은 용언(동사, 형용사)이 어간과 어미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과 어간에 조사가 바로 붙지 않고 어미가 갖춰진 뒤에서만 붙는다는 우리말 문법 특성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하실 거예요.
즉, 동사 '뵈다'의 어간 '뵈-'에 종결 어미 '-어'가 붙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보조사 '요'가 붙을 수 없으니, '뵈요'로는 적을 수 없는 거죠. '뵈요'가 맞는다면, '먹어요'가 아닌 '먹요'가, '뱉어요'가 아닌 '뱉요'가, '주어요'가 아닌 '주요'가 올바른 말이 됩니다.

따라서 첫 번째 자료의 "다음에 또 봬요~"와 같이 적어야 바릅니다. '뵈요'는 '봬요'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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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뵈다'나 '뵙다'는 말하는 주체를 낮추고 대상이 되는 객체를 존대할 때, 즉 목적어가 주어보다 높은 사람일 때 사용합니다. 동사 '보다'는 목적어가 주어보다 높지 않아도 쓸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 내일 봬요."라는 문장은 바를까요, 틀릴까요?
국립국어원 온라인 소식지 <쉼표, 마침표.>에 실린「'봬요'와 '뵐게요' 바르게 쓰기」(글_강연민)에 그 해답이 나옵니다.

그럼, 다시 '선생님, 내일 봬요'가 왜 틀린 표현인지 알아볼까요? 이 문장은 '청유문'입니다. 청유문이란 어떤 일을 함께 하자는 뜻이 담긴 문장을 말합니다. '선생님, 내일 봬요'라는 문장은 '뵈는 일'을 선생님과 내가 함께 하자는 것이지요. 즉, 내가 선생님을 '뵐' 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나를 '뵈라고' 말한 셈이 된 것입니다. 이제 아시겠지요? '선생님, 내일 봬요'라는 문장은 선생님에게 나를 높이라고 요구하는 문장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올바른 표현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 이 문장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선생님, 내일 뵐게요/뵈겠습니다/뵙겠습니다.

약속하는 문장이 되므로 예의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뵐게요'보다는 '뵙겠습니다'가 좀 더 정중하게 격식을 차려서 말한 것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봬요'가 늘 틀린 건 아닙니다.

저는 내일 선생님을 봬요.
어머니께서는 매일 할머니를 봬요.

예문에서처럼 '뵈는' 주체와 대상의 관계가 명확하고 뒤바뀌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안녕? 나의 한글 맞춤법』(엄지인 아나운서 저, 다락원)에도 이와 관련된 설명이 나와 있기에 옮겨 봅니다.

엄밀히 말해 앞의 게시판*처럼 우리가 자주 쓰는 "이따 봬요.", "자주 봬요."는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이따 (서로) 봐요."나 "자주 (서로) 봐요."가 맞아요. 왜냐하면 '뵈다'는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라는 뜻으로 '보는' 대상에 내가 포함되지 않는 경우에 써야 하기 때문이죠. 즉, "내일 할아버지를 뵈어요/봬요."같이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자와 청자 모두가 주어이자 목적어가 되는 청유형 "내일 (서로를) 봬요."는 어색합니다. 앞의 게시판에서도 "곧 봐요.", "곧 뵙겠습니다."로 쓰는 것이 좋아요.

[* 그럼, 곧 봬요!]

 

 

◎「한글 맞춤법」제35항 [붙임 2] 
: '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ᅟᅫᆻ'으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
괴어(본말) → 괘(준말) / 괴었다 → 괬다
되어 → 돼 / 되었다 → 됐다
뵈어 → 봬 / 뵈었다 → 뵀다
쇠어 → 쇄 / 쇠었다 → 쇘다
쐬어 → 쐐 / 쐬었다 → 쐤다

 

단어 정리
뵈다 [뵈ː다/붸ː다]

→ 활용: 뵈어(봬), 뵈니

「동사」

【…을】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
⇒ 그분을 뵈면 돌아가신 아버님이 생각난다.


뵙다 [뵙ː따/뷉ː따]

「동사」

【…을】 ((자음 어미와 결합하여))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 '뵈다'보다 더 겸양의 뜻을 나타낸다.
⇒ 말씀으로만 듣던 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방학 때면 소년은 외할머니를 ( 봬러 / 뵈러  ) 외갓집에 갔다.

2. 선생님을 ( 봽게 / 뵙게 ) 되어 진정 기쁩니다.

3. 우리는 할아버지 언제 ( 봬어요 / 봬요 / 뵈어요 / 뵈요 )?

4. 이렇게 늦게 ( 찾아봬서 / 찾아봬어서 / 찾아뵈서 / 찾아뵈어서 ) 죄송합니다.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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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뵈러    2. 뵙게    3. 봬요, 뵈어요    4. 찾아봬서, 찾아뵈어서

 

[풀이]

1. 동사 '뵈다'의 어간 '뵈-'에 연결 어미 '-러'가 붙은 형태이므로 '뵈러'라고 씁니다. 

2. 동사 '뵙다'의 어간 '뵙-'에 연결 어미 '-게'가 붙은 형태이므로 '뵙게'라고 적어야 바릅니다. '뵙다'는 '뵈다'보다 더 겸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3. '뵈다'의 어간 '뵈-'에 청유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 '-어'와 청자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요'가 결합하면 '뵈어요'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말은 'ㅚ' 뒤에 '-어'가 오면 'ㅚ어'를 'ㅙ'로 줄여 쓸 수 있기 때문에 '뵈어요'를 줄여 '봬요'라고 씁니다. 따라서 본말 '뵈어요'와 준말 '봬요' 모두 바른 표현입니다.

4. 동사 '찾아보다'는 '웃어른을 만나러 가서 보다'를 뜻합니다. '찾아보다'를 활용한 표현인 '찾아뵈어서'의 준말은 '찾아봬서'입니다. 그러므로 '찾아뵈어서'로 적거나 줄여서 '찾아봬서'로 적어야 바릅니다. 참고로, '찾아뵈다'보다 더 겸양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찾아뵙다'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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