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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칠칠맞다 vs 칠칠치 못하다

 

아래 자료를 먼저 봐 주세요.

 

출처 - SBS, <8 뉴스> 2020년 7월 7일 자

 

위 자료의 '칠칠맞게'는 바르게 쓴 걸까요?

'칠칠맞게'의 기본형인 형용사 '칠칠맞다'를 이해하려면 우선 '칠칠하다'를 알아야 합니다. '칠칠하다'는 '나무, 풀, 머리털 따위가 잘 자라서 알차고 길다'를 뜻합니다. 그래서 "숲은 세월이 흐를수록 칠칠하고 무성해졌다."처럼 쓰죠.
'칠칠하다'는 이 뜻이 확대되어, '주접이 들지 아니하고 깨끗하고 단정하다'나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의 뜻으로도 쓰입니다.
위 자료에 보이는 형용사 '칠칠맞다'는 이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이처럼 '칠칠하다'와 '칠칠맞다'는 긍정적 의미의 단어죠.

그런데 이 '칠칠하다'와 '칠칠맞다'는 위 자료처럼 부정적 의미로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칠칠하다'와 '칠칠맞다'는 '못하다'와 '않다'와 함께 쓰여야 부정적인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그는 매사에 칠칠하지 않았다.", "나는 늘 칠칠맞지 못하게 물건을 여기저기에 잘 잃어버리고 다닌다."와 같이 씁니다.

'칠칠하다'를 '못하다'와 함께 쓴 '칠칠하지 못하다'가 줄면 '칠칠치 못하다'가 됩니다. '칠칠하다'를 '않다'와 함께 쓴 '칠칠하지 않다'는 줄여서 '칠칠치 않다'라고 하고, 더 줄이면 '칠칠찮다'가 되죠.
형용사 '칠칠찮다'는 '깨끗하고 단정하지 아니하고 주접이 들다',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지 아니하다'를 뜻한답니다.

위 자료에서는 상대방의 신발 끈이 풀려 있으므로, '칠칠하지(칠칠치)/칠칠맞지 못하게/않게' '칠칠찮게'가 상황과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이처럼 '칠칠하다'와 '칠칠하지(칠칠치) 못하다/않다', '칠칠맞다'와 '칠칠맞지 못하다/않다'는 의미가 반대이므로 반드시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끝으로, '칠칠맞다'는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므로, 점잖은 자리에서는 '칠칠맞다'보다는 '칠칠하다'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단어 정리
칠칠-하다 [칠칠하다]

→ 활용: 칠칠하여(칠칠해), 칠칠하니

「형용사」

1. 나무, 풀, 머리털 따위가 잘 자라서 알차고 길다.
⇒ 검고 칠칠한 머리.

2. ((주로 '못하다', '않다'와 함께 쓰여)) 주접이 들지 아니하고 깨끗하고 단정하다.
⇒ 부월이는 아직도 칠칠치 못한 속옷 차림인 채 방 안의 아랫목과 윗목 사이를 연락부절로 서성거리면서….≪윤흥길, 완장≫

3. ((주로 '못하다', '않다'와 함께 쓰여))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
⇒ 칠칠하지 못한 사람.

4. 터울이 잦지 아니하다.


칠칠-맞다 [칠칠맏따]

→ 활용: 칠칠맞아, 칠칠맞으니

「형용사」

(('못하다', '않다'와 함께 쓰여))

1.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 젊은 처녀가 하고 다니는 꼴이 도대체 그게 뭐니? 칠칠맞지 못하게.

2. '칠칠하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 아이가 밖에서 제 물건을 잃어버리고 들어온 날이면 어머니는 애가 칠칠맞지 못하다고 타박을 주었다.


칠칠찮다 [칠칠찬타]

→ 활용: 칠칠찮아, 칠칠찮으니, 칠칠찮소

「형용사」

1. 깨끗하고 단정하지 아니하고 주접이 들다.
⇒ 칠칠찮은 사람.

2.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지 아니하다.
⇒ 칠칠찮게 그 중요한 문서를 아무 데나 흘리고 다니느냐.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그 아이는 ( 칠칠하게 / 칠칠맞게 / 칠칠치 못하게 ) 제 물건을 줄줄 흘리고 다닌다.

2. 저 녀석은 옷매무새가 늘 ( 칠칠하다 / 칠칠맞다 / 칠칠찮다 ). 쯧쯧.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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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칠칠치 못하게    2. 칠칠찮다

 

[풀이]

1. 형용사 '칠칠하다'와 '칠칠맞다'는 '주접이 들지 아니하고 깨끗하고 단정하다'나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를 뜻합니다. 부정의 뜻을 나타낼 때는 '못하다', '않다'와 함께 써야 합니다. '칠칠하지 못하다'가 줄면 '칠칠치 못하다'가 됩니다.

2. 문맥상 '깨끗하고 단정하지 아니하고 주접이 들다'의 뜻을 나타내는 '칠칠찮다'를 써야 바릅니다. '칠칠찮다'는 '칠칠하지 아니하다'가 줄어든 말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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