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이따가 vs 있다가

 

오늘은 소리가 비슷해서 혼동되는 '이따가'와 '있다가'가 어떻게 다르게 쓰이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다음 A와 B,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지금은 바쁘니 이따가 통화하자.
B. 지금은 바쁘니 있다가 통화하자.

C. 나는 마루에 이따가 방으로 들어왔다.
D. 나는 마루에 있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한글 맞춤법」제57항은 "다음 말들은 각각 구별하여 적는다."라고 규정합니다. 그 한 예로 '이따가'와 '있다가'를 들고 있어요.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혼동이 되는 말을 구별해서 쓰도록 한 조항이다. 실제 생활에서 잘못 쓰는 일이 많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중략)

'이따가'는 '조금 지난 뒤에'라는 뜻을 나타내는 부사이고, '있다가'는 '있다'의 '있-'에 어떤 동작이나 상태가 끝나고 다른 동작이나 상태로 옮겨지는 뜻을 나타내는 어미 '-다가'가 붙은 형태이다.
'이따가'도 어원적인 형태는 '있-+-다가'로 분석되는 것이지만, 그 어간의 본뜻에서 멀어진 것이므로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이따가
(예) 이따가 만나자.

있다가
(예) 여기에 며칠 더 있다가 갈게.

 

A와 B는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 통화하자고 말하는 경우이므로, '조금 지난 뒤에'를 뜻하는 부사 '이따가'를 쓴 A가 바른 표현입니다.
부사 '이따가'와 '이따'는 동의어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바쁘니 이따 통화하자."라고 쓸 수 있습니다.

C와 D는 마루에 머물다가 방으로 들어왔다고 말하는 경우이므로, '사람이나 동물이 어느 곳에서 떠나거나 벗어나지 아니하고 머물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있다'의 어간 '있-'에 어떤 동작이나 상태 따위가 중단되고 다른 동작이나 상태로 바뀜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다가'가 붙어 만들어진 말인 '있다가'를 쓴 D가 바릅니다. 
연결 어미 '-다가'의 준말은 '-다'이므로, "나는 마루에 있다 방으로 들어왔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즉, A의 '이따가'는 시간 경과와 관련된 말이고, D의 '있다가'는 동작이나 공간과 관련된 말입니다.

참고로, '조금(좀) 이따가'는 '조금(좀) 조금 지난 뒤에'라는 의미가 되어 '조금'이라는 뜻이 중복됩니다. 그러므로 '조금(좀) 이따가'로는 쓸 수 없고, 부사 '이따가'로만 표현합니다.

부사 '조금(좀)'이 '얼마의 시간이 경과하다'를 뜻하는 동사 '있다'의 어간 '있-'에 연결 어미 '-다가'가 결합해 만들어진 말인 '있다가'를 수식하는 구조인 '조금(좀) 있다가'는 부사 '이따가'를 쓴 문맥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조금만 있다가 일어나자."는 "이따가 일어나자."로, "좀 있다가 전화할까?"는 "이따가 전화할까?"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얼마의 시간이 경과하다'를 뜻하는 동사 '있다'의 활용형인 '있다가'와 부사 '이따가'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습니다.

있다가
그 앞에 구체적인 시간을 나타내는 말과 함께 쓰여, '구체적인 시간이 지나간 후에'라는 의미로 사용됨
(예) 5분 있다가 회의합시다. 
(예) 어제 빌린 책은 1시간 있다가 줄게.

이따가
그 앞에 별다른 수식어 없이 단독으로 쓰여, '구체적이지 않은 시간이 지나간 후에'라는 의미로 사용됨
(예) 이따가 회의합시다.
(예) 어제 빌린 책은 이따가 줄게.

 

이렇듯 '이따가'와 '있다가'는 그 뜻과 쓰임이 다르므로 잘 구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한글 맞춤법」제57항 
: 다음 말들은 각각 구별하여 적는다.
이따가
이따가 오너라.

있다가
돈은 있다가도 없다. 

 

단어 정리
이따가 [이따가]

「부사」

조금 지난 뒤에. ≒이따.
⇒ 이따가 갈게.



있다 [읻따]

→ 활용: 있으니, 있는

[Ⅰ] 「동사」

[1]【…에】
1. 사람이나 동물이 어느 곳에서 떠나거나 벗어나지 아니하고 머물다.
⇒ 내가 갈 테니 너는 학교에 있어라.
→ 높임말: 계시다

2. 사람이 어떤 직장에 계속 다니다.
⇒ 딴 데 한눈팔지 말고 그 직장에 그냥 있어라.

[2]【-게】 (('-게' 대신에 '-이/히' 부사 따위나 다른 부사어가 쓰이기도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 어떤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
⇒ 떠들지 말고 얌전하게 있어라.
⇒ 가만히 있어라.

[3] 얼마의 시간이 경과하다.
⇒ 앞으로 사흘만 있으면 추석이다.

[Ⅱ]「형용사」

[1]
1. 사람, 동물, 물체 따위가 실제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 나는 신이 있다고 믿는다.
→ 반대말: 없다

2. 어떤 사실이나 현상이 현실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 기회가 있다.
→ 반대말: 없다

3. 어떤 일이 이루어지거나 벌어질 계획이다.
⇒ 좋은 일이 있다.
→ 반대말: 없다

4. ((주로 '있는' 꼴로 쓰여)) 재물이 넉넉하거나 많다.
⇒ 그는 있는 집 자손이다.
→ 반대말: 없다

5. (('-ㄹ 수 있다' 꼴로 쓰여)) 어떤 일을 이루거나 어떤 일이 발생하는 것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말.
⇒ 나는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다.
→ 반대말: 없다

6. ((구어체에서, '있잖아', '있지' 꼴로 쓰여)) 어떤 대상이나 사실을 강조ㆍ확인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 그 사람 있잖아 엄청난 부자래.
⇒ 그 소문 있지 사실이래.

[2]【…에】
1.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어떤 곳에 자리나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하는 상태이다.
⇒ 방 안에 사람이 있다.
→ 반대말: 없다

2. 사람이나 동물이 어느 곳에 머무르거나 사는 상태이다.
⇒ 그는 서울에 있다.
→ 반대말: 없다

3. 사람이 어떤 직장에 다니는 상태이다.
⇒ 그는 철도청에 있다.

4. 어떤 처지나 상황, 수준, 단계에 놓이거나 처한 상태이다.
⇒ 난처한 처지에 있다.

5. 개인이나 물체의 일부분이 일정한 범위나 전체에 포함된 상태이다.
⇒ 합격자 명단에는 내 이름도 있었다.
→ 반대말: 없다

[3]【…에게】
1. 어떤 물체를 소유하거나 자격이나 능력 따위를 가진 상태이다.
⇒ 나에게 1000원이 있다.
→ 반대말: 없다
 
2. 일정한 관계를 가진 사람이 존재하는 상태이다.
⇒ 나에게는 아내와 자식들이 있다.
→ 반대말: 없다

3. 어떤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긴 상태이다.
⇒ 만일 너에게 무슨 일이 있게 되면 바로 연락해라.
→ 반대말: 없다
 
[4]【…에/에게】 ((주로 '…에/에게 있어서' 구성으로 쓰여))
앞에 오는 명사를 화제나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상태를 나타내는 말. 문어적 표현으로, '에', '에게', '에서'의 뜻을 나타낸다.
⇒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5]【…으로】 사람이 어떤 지위나 역할로 존재하는 상태이다.
⇒ 그는 그 대학의 교수로 있다.
 
[6]【…이】 ((이유, 근거, 구실, 가능성 따위와 같은 단어와 함께 쓰여))
이유나 가능성 따위로 성립된 상태이다.
⇒ 그 소문은 근거가 있는 거냐?
→ 반대말: 없다

[Ⅲ] 「보조 동사」

1. ((주로 동사 뒤에서 '-어 있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변화가 끝난 상태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 깨어 있다.
→ 높임말: 계시다

2. ((주로 동사 뒤에서 '-고 있다'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거나 그 행동의 결과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 차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 높임말: 계시다

※ '있다'는 동사와 형용사로 쓰인다. 동사 '있다'는 '있는다', '있어라', '있자'로 활용을 하며 높임말로는 '계시다'를 쓴다. 형용사 '있다'는 높임말로 '있으시다'를 쓴다.



-다가

→ 준말: -다

「어미」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뒤에 붙어))

1. 어떤 동작이나 상태 따위가 중단되고 다른 동작이나 상태로 바뀜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아이는 공부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2. 어떤 동작이 진행되는 중에 다른 동작이 나타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차를 타고 가다가 친구를 보았다.

3. 어떤 일을 하는 과정이 다른 일이 이루어지는 원인이나 근거 따위가 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놀기만 하다가 낙제했다.

4. (('-다가 -다가' 구성으로 쓰여))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이 번갈아 일어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날씨가 덥다가 춥다가 한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책상이 여기에 ( 이따가 / 있다가 ) 안방으로 옮겨졌다.

2. 자세한 얘기는 ( 이따가 / 있다가 ) 만나서 합시다.

3. 우리 30분 ( 이따가 / 있다가 ) 만나자.

4. 추운 데 ( 이따가 / 있다가 ) 들어왔더니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귓불마저 빨그레하다.

 

정답 및 풀이

 

더보기

[정답] 

1. 있다가    2. 이따가    3. 있다가    4. 있다가 

 

[풀이]

1.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어떤 곳에 자리나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하는 상태이다'의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 '있다'의 활용형 '있다가'를 쓰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2. 문맥상 '조금 지난 뒤에'를 뜻하는 '이따가'를 써야 바릅니다.

3. 구체적인 시간 표현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얼마의 시간이 경과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있다'를 써서 '30분 있다가'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참고로, 부사 '이따가'를 쓸 때는 '이따가 보자/이따가 갈게/이따가 단둘이 있을 때 얘기하자'처럼 그 앞에 수식하는 말이 오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추운 곳에 머물다가 들어왔다는 뜻이니, '있다가'가 바른 표현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반응형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