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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넓다랗다 vs 널따랗다, 넓죽 vs 넙죽

 

 

 

오늘 살펴볼 단어는 '넓다랗다'와 '널따랗다', '넓죽'과 '넙죽'입니다.  
다음 A와 B,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방이 넓다랗다.

B. 방이 널따랗다.


C. 그는 땅바닥에 엎드리며 넓죽 큰절부터 올렸다.

D. 그는 땅바닥에 엎드리며 넙죽 큰절부터 올렸다. 

 

 

「한글 맞춤법」제21항에 따르면, 용언(동사ㆍ형용사) 어간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은 어간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고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면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습니다. 

바로 앞의 글에서 '넓다'의 어간 '넓-'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가 결합한 경우, 어간의 본뜻이 유지되면서 '넓-'의 겹받침 'ㄼ' 중 끝소리인 'ㅂ'이 발음될 때는 그 원형을 밝혀 적으므로 '넙적하다'가 아닌 '넓적하다'로, '넙적다리'가 아닌 '넓적다리'로 적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2021.04.19 - [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 넓적하다 vs 넙적하다, 넓적다리 vs 넙적다리



그런데「한글 맞춤법」제21항을 보면, 어간의 본뜻이 유지되더라도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않고 앞에 있는 받침만 소리가 날 때는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형용사 '넓다'에서 '꽤 넓다'의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 '널따랗다'가 될 때도 이러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널따랗다'는 '넓다'의 어간 '넓-'에 '그 정도가 꽤 뚜렷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다랗다'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므로, 어간의 본뜻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넓-'의 겹받침 'ㄼ'에서 앞의 받침 'ㄹ'만 소리가 나서 [널따라타]로 발음되므로 '널따랗다'로 적습니다.
'넓다랗다'는 '널따랗다'의 잘못된 표기입니다. 그러므로 A와 B에서는 B가 바르게 썼습니다.

또한,「한글 맞춤법」제21항은 어원이 분명하지 않거나 본뜻에서 멀어진 말도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므로 '말대답을 하거나 무엇을 받아먹을 때 입을 너부죽하게 닁큼 벌렸다가 닫는 모양 / 몸을 바닥에 너부죽하게 대고 닁큼 엎드리는 모양 /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선뜻 행동하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 '넙죽'은 '넓다'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넙죽'으로 적습니다.
C와 D에서는 D가 바르게 쓴 문장입니다. 참고로, 부사 '넙죽'의 동의어는 '넙죽이'입니다. 

끝으로, 제21항 <해설> [더 알아보기]에서는 '넓다'와 관련된 단어를 어떻게 써야 바른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 '넓다', '넙죽', '납작' 등의 표기

'넓다'의 어간 '넓-'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가 결합한 경우, 본뜻이 유지되면서 겹받침 끝소리인 'ㅂ'이 소리 나는 경우에는 원형을 밝혀 적는다. 본뜻이 유지되더라도 앞의 'ㄹ'이 소리 날 때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ㅂ'이 소리 나는 경우
넓적이, 넓적하다, 넓적넓적, 넓적다리
넓죽하다, 넓죽넓죽, 넓죽스름하다, 넓죽이

'ㄹ'이 소리 나는 경우
널따랗다, 널찍하다

다만 '넓-'에 접미사가 아니라 실질 형태소가 결합할 때에는 항상 원형을 밝혀 적는다. 다음은 실질 형태소가 결합한 경우이다.

넓둥글다, 넓삐죽하다

'넙죽 엎드리다'의 '넙죽'은 '넓-'의 의미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넙죽'으로 적는다. 이러한 부류의 말 중 '납작'은 좀 더 유의해서 보아야 한다. 먼저 '넙죽 엎드리다'에 대응하는 '납작 엎드리다'의 '납작'은 넓이와 관련이 없으므로 소리 나는 대로 '납작'으로 적는다. 그런데 '판판하고 얇으면서 좀 넓다'라는 의미의 '납작하다'는 넓이와 관련이 있지만 '낣작하다'로 적지 않는다. 이는 '낣다'와 같은 말이 없기 때문이다. '납죽'도 마찬가지여서 의미와 상관없이 항상 소리 나는 대로 '납죽'이라고 적는다.

납작
납작하다, 납작납작, 납작납작하다, 납작납작이, 납작스름하다, 납작이

납죽
납죽하다, 납죽납죽, 납죽납죽하다, 납죽납죽이, 납죽스름하다, 납죽이

 

 

◎「한글 맞춤법」제21항 
: 명사나 혹은 용언의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은 그 명사나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1. 명사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것

    값지다 / 홑지다/ 넋두리
    빛깔 / 옆댕이 / 잎사귀


2.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것

    낚시 / 늙정이 / 덮개 / 뜯게질
    갉작갉작하다 / 갉작거리다 / 뜯적거리다 / 뜯적뜯적하다
    굵다랗다 / 굵직하다 / 깊숙하다 / 넓적하다
    높다랗다 / 늙수그레하다 / 얽죽얽죽하다

다만, 다음과 같은 말은 소리대로 적는다.

(1)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아니하는 것
    할짝거리다 / 널따랗다 / 널찍하다 / 말끔하다
    말쑥하다 / 말짱하다 / 실쭉하다 / 실큼하다
    얄따랗다 / 얄팍하다 / 짤따랗다 / 짤막하다 / 실컷

(2)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하거나 본뜻에서 멀어진 것
    넙치 / 올무 / 골막하다 / 납작하다 

 

단어 정리
널따랗다 [널따라타]

→ 활용: 널따래, 널따라니, 널따랗소
→ 반대말: 좁다랗다

「형용사」

((실제적인 공간을 나타내는 명사와 함께 쓰여)) 꽤 넓다.
⇒ 널따란 평야.


넙죽 [넙쭉]

「부사」

1. 말대답을 하거나 무엇을 받아먹을 때 입을 너부죽하게 닁큼 벌렸다가 닫는 모양. ≒넙죽이.
⇒ 술을 주는 대로 넙죽 받아 마시다가 금세 취해 버렸다.

2. 몸을 바닥에 너부죽하게 대고 닁큼 엎드리는 모양. ≒넙죽이.
⇒ 하인은 용서해 달라고 빌며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3.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선뜻 행동하는 모양. ≒넙죽이.
⇒ 곽 씨는 씨근거리며 어두운 담벼락에 기대어 서더니 제 품으로 들어오는 식모를 넙죽 끌어안아 버렸다.≪이호철, 소시민≫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작은 문 옆에 차가 드나들 수 있을 만큼 ( 넓다란 / 널따란 ) 문이 나 있다.

2. 모자를 벗고 그 자리에서 ( 넓죽 / 넙죽 ) 절을 했다.≪박완서, 미망≫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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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널따란    2. 넙죽

 

[풀이]

1. 어간 '넓-'에 '그 정도가 꽤 뚜렷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다랗다'가 결합하여 '꽤 넓다'의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는 '널따랗다'입니다. 왜냐하면 '널따랗다'는 어간 '넓-'에서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어간의 본뜻이 유지되더라도 어간의 원형을 밝혀서 적지 않고 소리대로 적습니다.

2. 어원이 분명하지 않거나 본뜻에서 멀어진 경우는 어간의 원형을 밝히지 않습니다. '몸을 바닥에 너부죽하게 대고 닁큼 엎드리는 모양' 등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 '넙죽'은 '넓다'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넓죽'이 아니라 '넙죽'으로 적어야 바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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