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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넓적하다 vs 넙적하다, 넓적다리 vs 넙적다리

 

 

 

오늘은 '넓적하다'와 '넙적하다', '넓적다리'와 '넙적다리'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A와 B,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넓적하게 편다.

B.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넙적하게 편다.


C. 창은 그의 방패를 뚫고 넓적다리를 관통했다.

D. 창은 그의 방패를 뚫고 넙적다리를 관통했다.

 

 

「한글 맞춤법」제21항에서는 용언(동사ㆍ형용사)의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은 어간의 본뜻이 유지되면서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면, 그 어간의 원형을 밝혀서 적도록 하고 있어요.

「한글 맞춤법」제21항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넓다'의 어간 '넓-'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가 결합한 경우, 본뜻이 유지되면서 겹받침 끝소리인 'ㅂ'이 소리 나는 경우에는 원형을 밝혀 적는다. 

'ㅂ'이 소리 나는 경우

넓적이, 넓적하다, 넓적넓적, 넓적다리
넓죽하다, 넓죽넓죽, 넓죽스름하다, 넓죽이

 

즉, '펀펀하고 얇으면서 꽤 넓다'의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 '넓적하다'는 형용사 '넓다'에서 온 말입니다.
'넓적하다'는 어간 '넓-'의 본뜻이 유지되고 있으면서 겹받침 'ㄼ' 중 끝소리인 'ㅂ'이 소리가 나서 [넙쩌카다]로 발음되므로, 어간의 원형을 밝혀 '넓적하다'로 적습니다. 그래서 "넓적하고 두툼한 손.", "아이들은 크고 넓적한 돌멩이를 강물에 털버덩털버덩 떨어뜨린다."와 같이 씁니다.

그런데 형용사 '넓적하다'를 '넙적하다'로 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어요.
'넙적하다'는 '말대답을 하거나 무엇을 받아먹을 때 입을 닁큼 벌렸다가 닫다', '몸을 바닥에 바짝 대고 닁큼 엎드리다', '망설이거나 서슴지 않고 선뜻 행동하다'를 뜻하는 동사입니다.

이렇듯 동사 '넙적하다'는 형용사 '넓적하다'와 발음이 [넙쩌카다]로 같지만, 전혀 다른 의미를 나타내죠. 따라서 위 A와 B에서는 형용사 '넓적하다'의 활용형 '넓적하게'를 쓴 A가 바른 문장입니다.

또한, '다리에서 무릎 관절 위의 부분'을 뜻하는 '넓적다리[넙쩍따리]' 역시 어간 '넓-'의 본뜻이 유지되면서 겹받침 'ㄼ' 중 끝소리인 'ㅂ'이 드러나는 경우이므로 어간의 원형을 밝혀 '넓적다리'로 적습니다.
'넙적다리'는 '넓적다리'를 잘못 표기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C와 D 중에서는 C가 바릅니다.

참고로, 위의「한글 맞춤법」제21항 <해설>에는 '넓다'의 어간 '넓-'에 자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 몇 개를 용례로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용례에서 볼 수 있는, 어간 '넓-'에 결합한 '자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 중에는《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지 않는 것들이 있어서 국립국어원에 문의한 결과,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예에 결합된 접사는 현대 국어에서는 파생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따로 접사로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겠고, 한글 맞춤법을 제정할 당시에는 이를 접사로 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한글 맞춤법」제21항 
: 명사나 혹은 용언의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말은 그 명사나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1. 명사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것

    값지다 / 홑지다 / 넋두리
    빛깔 / 옆댕이 / 잎사귀


2.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된 것

    낚시 / 늙정이 / 덮개 / 뜯게질
    갉작갉작하다 / 갉작거리다 / 뜯적거리다 / 뜯적뜯적하다
    굵다랗다 / 굵직하다 / 깊숙하다 / 넓적하다
    높다랗다 / 늙수그레하다 / 얽죽얽죽하다

다만, 다음과 같은 말은 소리대로 적는다.

(1)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아니하는 것
    할짝거리다 / 널따랗다 / 널찍하다 / 말끔하다
    말쑥하다 / 말짱하다 / 실쭉하다 / 실큼하다
    얄따랗다 / 얄팍하다 / 짤따랗다 / 짤막하다 / 실컷

(2)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하거나 본뜻에서 멀어진 것
    넙치 / 올무 / 골막하다 / 납작하다 

 

단어 정리
넓적-하다 [넙쩌카다]

→ 활용: 넓적하여(넓적해), 넓적하니

「형용사」

펀펀하고 얇으면서 꽤 넓다.
⇒ 넓적한 얼굴.


넙적-하다 [넙쩌카다]

→ 활용: 넙적하여(넙적해), 넙적하니

「동사」

【…을】
1. 말대답을 하거나 무엇을 받아먹을 때 입을 닁큼 벌렸다가 닫다.
2. 몸을 바닥에 바짝 대고 닁큼 엎드리다.
3. 망설이거나 서슴지 않고 선뜻 행동하다.


넓적-다리 [넙쩍따리]

다리에서 무릎 관절 위의 부분.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복근을 단련하기 위해 ( 넓적다리 / 넙적다리 )를 조금이라도 높이 들고 걷는다.

2. ( 넓적한 / 넙적한 ) 돌을 들어 보니까, 개미 떼가 옴실거리고 있었다.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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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넓적다리    2. 넓적한 

 

[풀이]

1. '다리에서 무릎 관절 위의 부분'을 뜻하는 말은 '넓적다리'입니다.

2. '펀펀하고 얇으면서 꽤 넓다'의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는 '넓적하다'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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