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너머 vs 넘어

 

오늘은 '너머'와 '넘어'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의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산 너머 광활한 벌판. 
B. 산 넘어 광활한 벌판.  

C. 대선 승리까지는 산 너머 산이다. 
D. 대선 승리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높이나 경계를 나타내는 명사 다음에 쓰여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의 뜻을 나타내는 명사는 '너머'입니다. "저 너머.", "서산 너머 해님이 숨바꼭질을 할 때, 마을에는 저녁연기가 피어올랐다."처럼 쓰이죠. A와 B는 '산의 저쪽' 또는 '바라보이는 산의 뒤쪽'이라는 뜻이므로 A의 '산 너머'가 바릅니다.

'높은 부분의 위를 지나가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넘다'는 '넘어', '넘으니' 등으로 활용합니다. "오늘 내로 고개 둘을 넘어야 한다.", "산을 넘으니 바다가 보인다."와 같이 쓰입니다. C와 D는 '산을 넘어가면 또 산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D의 '산 넘어'가 바릅니다.
참고로, 속담 "산 넘어 산이다."는 갈수록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갈수록 태산."과 뜻이 같습니다.

「한글 맞춤법」제19항 [붙임]에 "어간에 '-이'나 '-음'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다른 품사로 바뀐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합니다. 품사가 명사로 바뀐 한 예로 '너머(←넘-+-어)'를 들고 있어요.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너머'는 '넘다'에서 온 말이지만 명사로 굳어진 것으로 '넘다'의 활용형 '넘어'와는 구별된다. '저 산 너머 고향이 있다', '산을 넘어 고향에 간다'와 같이 쓰인다.

 

즉, '너머'는 동사 '넘다'에서 온 말이기는 하지만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않습니다.

끝으로, 아직 '너머'와 '넘어'를 구분하기 어렵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너머
공간이나 공간의 위치를 나타냄
처격(處格) 조사가 붙을 수 있음
[예] 저 고개 너머(에) 우리 집이 있다.


넘어
동사 '넘다'의 활용형임
직접 넘는 동작을 나타냄
조사가 붙지 못함
[예] 저 고개를 넘어 달아나다.

 

 

◎「한글 맞춤법」제19항 
: 어간에 '-이'나 '-음/-ㅁ'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과 '-이'나 '-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다.
[붙임] 어간에 '-이'나 '-음'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서 다른 품사로 바뀐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1) 명사로 바뀐 것
귀머거리 / 까마귀 / 너머 / 뜨더귀
마감 / 마개 / 마중 / 무덤
비렁뱅이 / 쓰레기 / 올가미 / 주검

(2) 부사로 바뀐 것
거뭇거뭇 / 너무 / 도로 / 뜨덤뜨덤
바투 / 불긋불긋 / 비로소 / 오긋오긋
자주 / 차마

(3) 조사로 바뀌어 뜻이 달라진 것
나마 / 부터 / 조차


<해설>

'-이', '-음'이 아닌 모음으로 시작하는 접미사가 결합한 경우에는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 이러한 접미사는 결합하는 어간이 제약되어 있고 더 이상 새로운 말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

① 명사로 된 것
너머(←넘-+-어) / 뜨더귀(←뜯-+-어귀) / 마감(←막-+-암)
마개(←막-+-애) / 무덤(←묻-+-엄) / 쓰레기(←쓸-+-에기)
얼개(←얽-+-애) / 우스개(←웃-+-으개) / 주검(←죽-+-엄)

② 부사로 된 것
도로(←돌-+-오) / 마주(←맞-+-우) / 모람모람(←몰-+-암)
미처(←및-+-어) / 바투(←밭-+-우) / 차마(←참-+-아)

③ 조사로 된 것
나마(←남-+-아) / 부터(←붙-+-어) / 조차(←좇-+-아)

 


 

단어 정리
너머 [너머]

「명사」

((높이나 경계를 나타내는 명사 다음에 쓰여))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
⇒ 고개 너머.

※ '넘어'는 "산을 넘어 바다로 간다."처럼 동작을 나타내지만 '너머'는 공간이나 공간의 위치를 나타낸다.


넘다 [넘ː따]

→ 활용: 넘어, 넘으니

「동사」

[1] 【…이】【 …을】 일정한 시간, 시기, 범위 따위에서 벗어나 지나다.
⇒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었다.

[2]【…을】
1. 높은 부분의 위를 지나가다.
⇒ 담을 넘다.

2. 경계를 건너 지나다.
⇒ 우리 가족은 삼팔선을 넘어 남으로 내려왔다.

3. 일정한 기준이나 한계 따위를 벗어나 지나다.
⇒ 옥수수의 키가 어른의 키를 넘었다.

4. 어려움이나 고비 따위를 겪어 지나다.
⇒ 어려운 고비를 넘다.

5. 일정한 공간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으로 뛰다. =건너뛰다.
⇒ 도랑을 넘다.

[3]
1. 일정한 곳에 가득 차고 나머지가 밖으로 나오다.
⇒ 밥솥의 물이 넘다.

2. 칼날 따위를 지나치게 갈아 날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다.
⇒ 칼이 넘다.

3.『체육』 바둑에서, 떨어져 있는 자기 돌을 상대편이 끊으려고 할 때에 끊어지지 않도록 아래쪽에서 잇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창 ( 너머 / 넘어 )로 보이는 하늘.

2. 대립과 증오의 벽을 ( 너머 / 넘어 )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3. 산 ( 너머 / 넘어 ) 산.

 

정답 및 풀이

 

더보기

[정답] 

1. 너머    2. 넘어    3. 너머, 넘어

 

[풀이]

1. 창을 넘는 동작이 들어 있지 않고 창 뒤에 있는 공간을 가리키므로 '너머'로 적습니다.

2. 동사 '넘다'의 의미가 그대로 살아 있는 경우에 형태를 밝혀 '넘어'로 활용해서 씀이 바릅니다.

3. "산 너머 산."과 "산 넘어 산."은 모두 가능한 표현입니다. 산 뒤의 공간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너머', 산을 넘는 행위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넘어'로 적어야 바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반응형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