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살펴볼 단어는 '개나리봇짐'과 '괴나리봇짐'입니다. 두 단어가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네요.
첫 번째 자료에는 '개나리봇짐'으로, 두 번째 자료에는 '괴나리봇짐'으로 다르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럼, 바른 표기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이 명칭을 처음 들어 본 분들을 위해 어떻게 생긴 물건인지 한번 볼까요.
위의 사진을 보고 나면, 대부분 "아, 이거." 하실 것 같네요. 사극 드라마에서 한 번쯤은 보신 적이 있을 테니까요.
우선, '봇짐(褓-)'이란 말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봇짐'은 '등에 지기 위하여 물건을 보자기에 싸서 꾸린 짐'을 일컫습니다. '褓'는 '포대기/보자기 보' 자입니다.
그리고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에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작은 짐'을 '괴나리봇짐(---褓-)'이라 하며, 줄여서 '괴나리'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왜 '개나리봇짐'이라고 잘못된 표현을 하는 걸까요? 우리는 말을 할 때 가능하면 입술이나 턱, 혀 등을 덜 벌리고 움직여 발음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괴'의 발음이 어렵다 보니 '개'로 잘못 발음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참고로, '괴나리'와 '괴나리봇짐'의 어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견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괴나리'의 어원은 명백히 밝혀져 있지 않다.
둘째, '괴나리봇짐'의 어원은 '끈을 늘어뜨려 메는 보따리 짐'이란 뜻의 '끈 늘이 봇짐'인데, '끈 늘이 봇짐'이 '끈느리 봇짐 → 끠느리 봇짐 → 긔느리 봇짐 → 괴나리봇짐'으로 변형되었다.
괴나리봇짐의 모양새를 보면, 두 번째 견해가 일리 있어 보입니다.
『두피디아』에 따르면, 과거(科擧)를 보러 가는 선비의 괴나리봇짐에는 종이 · 먹 · 붓 · 벼루 등은 물론이고 여벌 옷과 용돈 등도 들어 있었으며, 위의 사진처럼 짚신 몇 켤레를 괴나리봇짐의 끈에 매달고 등에 지었다고 하니, 한양까지 가는 그 여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단어 정리
괴나리-봇짐(---褓-) [괴나리보찜/궤나리볻찜]
「명사」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에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작은 짐. ≒괴나리.
⇒ 말이 여행이었지, 괴나리봇짐을 하나씩 짊어지고 하눌재를 넘어간, 그야말로 초라한 나들이에 지나지 않았다.≪김춘복, 쌈짓골≫
봇-짐(褓-) [보찜/볻찜]
「명사」
등에 지기 위하여 물건을 보자기에 싸서 꾸린 짐.
⇒ 봇짐을 꾸리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단어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선비가 ( 개나리봇짐 / 게나리봇짐 / 괴나리봇짐 )을 메고 과거 보러 한양으로 가던 길.
2. 나그네는 ( 괴나리 / 괴나리봇짐 )을(를) 지고 길을 나섰다.
정답 및 풀이
[정답]
1. 괴나리봇짐 2. 괴나리, 괴나리봇짐
[풀이]
1~2.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에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작은 짐'을 뜻하는 말은 '괴나리봇짐'입니다. '개나리봇짐'과 '게나리봇짐'은 '괴나리봇짐'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그리고 '괴나리봇짐'은 줄여서 '괴나리'라고도 합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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