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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개다 vs 개이다

 

오늘은 날씨와 관련하여 많이 쓰는 단어인 '개다'와 '개이다'를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정의동 저, 세화미디어,『비 개인 오후』표지

 

출처 - 공공누리, 경상북도 칠곡군

 

첫 번째 자료에는 '비 개인'으로, 두 번째 자료에는 '비 갠'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개다'와 '개이다'를 많이 혼용해서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흐리거나 궂은 날씨가 맑아지다 / (비유적으로) 언짢거나 우울한 마음이 개운하고 홀가분해지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개다'입니다. '개다'는 '개니, 개어, 갠' 등으로 활용됩니다.

'개이다'는 '개다'의 잘못된 표현으로, 기본형 '개다'에 피동형 접미사 '-이-'가 들어가 잘못 활용되고 있는 말입니다. 피동형 접미사 '-이-'는 목적어를 가지는 타동사의 어간 뒤에 붙일 수 있는데, '개다'는 자동사이기 때문에 목적어를 가질 수 없어 피동형 접미사를 붙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두 번째 자료처럼 '비 갠'이 바른 표현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개다'의 어간 '개-'에 어미 '-어'가 결합한 경우에는 '개어'로 활용됩니다. "날씨가 맑게 개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와 같이 말이죠. 그렇다면, '개어'를 줄여서 '개'로 쓸 수 있을까요? 

「한글 맞춤법」 제34항의 [붙임 1]은 "'ㅐ, ㅔ' 뒤에 '-어, -었-'이 어울려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어울려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해설>에는 [붙임 1]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어간 끝모음 'ㅐ, ㅔ' 뒤에 '­-어, ­-었-­'이 결합할 때도 모음이 줄어들 수 있다. 그렇지만 이때는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니다. 조항에서 "어울려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라고 한 것은 줄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뜻이며, 따라서 줄어든 경우에만 준 대로 적는다. 즉, '가아 → 가'에서 '가'만을 인정한 것과 달리 '매어 → 매'에서는 '매어/매'를 모두 쓸 수 있다.

매어(본말) → 매(준말), 매어라 → 매라, 매었다 → 맸다, 매어 두다 → 매 두다
떼어 → 떼, 떼어라 → 떼라, 떼었다 → 뗐다, 떼어 놓다 → 떼 놓다

 

'개다'의 경우에는 '개다'의 어간 '개-'에 어미 '-어'가 결합하면, 본말 '개어'와 준말 '개'를 모두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다'의 어간 '개-'에 과거를 나타내는 어미 '-었-'이 결합할 때도 본말 '개었다'와 준말 '갰다'를 모두 쓸 수 있습니다.

결국, '개다'를 활용한 '개어/개'와 '개었다/갰다' 대신에 '개이다'를 활용한 '개이어/개여'와 '개이었다/개였다'를 쓰면 틀린 표현입니다.

 

◎「한글 맞춤법」제34항 
: 모음 'ㅏ, ㅓ'로 끝난 어간에 '-아/-어, -았-/-었-'이 어울릴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가아(본말) → 가(준말), 가았다 → 갔다
나아 → 나, 나았다 → 났다
타아 → 타, 타았다 → 탔다
서어 → 서, 서었다 → 섰다
켜어 → 켜, 켜었다 → 켰다
펴어 → 펴, 펴었다 → 폈다


[붙임 1] 'ㅐ, ㅔ' 뒤에 '-어, -었-'이 어울려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개어(본말) → 개(준말), 개었다 → 갰다
내어 → 내, 내었다 → 냈다
베어 → 베, 베었다 → 벴다
세어 → 세, 세었다 → 셌다


[붙임 2] '하여'가 한 음절로 줄어서 '해'로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하여(본말) → 해(준말), 하였다 → 했다
더하여 → 더해, 더하였다 → 더했다
흔하여 → 흔해, 흔하였다 → 흔했다

 

단어 정리
개다 [개ː다]

1. 흐리거나 궂은 날씨가 맑아지다.
2. (비유적으로) 언짢거나 우울한 마음이 개운하고 홀가분해지다.

→ 활용: 개니, 개어, 갠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아침부터 오던 눈이 ( 개고 / 개이고 )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다. 

2. 네가 그렇게 위로를 해 주니 내 마음이 좀 ( 개는구나 / 개이는구나 ). 

3. 자욱하던 안개는 어느새 맑게 ( 개었다 / 개였다 / 개이었다 / 갰다 ).

4. 비가 오던 날씨가 ( 개서 / 개어서 ) 우리는 출발할 수 있었어요.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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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개고    2. 개는구나    3. 개었다 / 갰다    4. 개서 / 개어서

 

[풀이]

1~4. '흐리거나 궂은 날씨가 맑아지다 / (비유적으로) 언짢거나 우울한 마음이 개운하고 홀가분해지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개다'입니다.

3. '개다' 뒤에 '-었-'이 결합하면 '개었다'가 됩니다. '개었다'는 '갰다'로 줄여 쓸 수 있습니다.

4. '개다' 뒤에 '-어'가 결합하면 '개어'가 됩니다. '개어'를 '개'로 줄여 쓸 수 있으므로, '개어서'를 줄여 '개서'로 쓸 수 있습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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