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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거르다 vs 걸르다

 

오늘 살펴볼 단어는 '거르다'와 '걸르다'입니다.

 

출처 - 공공누리, 경기도 부천시

 

출처 - 내일신문 2017년 6월 20일 자

 

첫 번째 자료에는 '끼니를 거르는'으로 나오고, 두 번째 자료에는 '끼니를 걸르는'으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표기가 바를까요?

'차례대로 나아가다가 중간에 어느 순서나 자리를 빼고 넘기다'나 '찌꺼기나 건더기가 있는 액체를 체나 거름종이 따위에 밭쳐서 액체만 받아 내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은 '거르다'입니다.' '걸르다'는 '거르다'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그럼, 왜 '거르다'를 '걸르다'로 잘못 쓰게 되는 걸까요? 「한글 맞춤법」제18항에 따르면, '르'로 끝나는 어간 뒤에 어미 '-아/-어'가 결합하여 'ㅡ'가 탈락하고 'ㄹ'이 덧붙는 경우, 바뀐 대로 적습니다. 그래서 '거르다'도 '걸러, 걸러도, 걸러서, 걸렀다' 등으로 활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칫 기본형을 '거르다'가 아닌, '걸르다'로 착각하게 되는 거죠.

거르- ­+ ­-어 → 걸러
거르- ­+ -­어도 → 걸러도
거르­- + -­어서 → 걸러서
거르­- + -­었다 → 걸렀다  

 

다들 과학 시간에 '거름종이'라는 단어를 들어 보셨죠? 사전에서는 '액체 속에 들어 있는 침전물이나 불순물을 걸러 내는 다공성 종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 거름종이를 '걸름종이'라고는 하지 않잖아요. 그것만 기억하면, '거르다'를 '걸르다'로 잘못 쓰는 일은 없을 거예요. 

 

◎「한글 맞춤법」제18항 
: 다음과 같은 용언들은 어미가 바뀔 경우,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
9. 어간의 끝음절 '르'의 'ㅡ'가 줄고, 그 뒤에 오는 어미 '-아/-어'가 '-라/-러'로 바뀔 적

    가르다: 갈라 / 갈랐다
    거르다: 걸러 / 걸렀다
    구르다: 굴러 / 굴렀다
    벼르다: 별러 / 별렀다
    부르다: 불러 / 불렀다
    오르다: 올라 / 올랐다    
    이르다: 일러 / 일렀다     
    지르다: 질러 / 질렀다

단, '빛깔이 누르다, 목적지에 이르다'의 '누르다, 이르다'는 어간이 '르'로 끝나는 용언이지만 'ㄹ'이 덧붙지 않고 '누르러, 이르러'로 활용한다. 

 

단어 정리
거르다 ¹ [거르다] 

【…을】 찌꺼기나 건더기가 있는 액체를 체나 거름종이 따위에 밭쳐서 액체만 받아 내다.

→ 활용: 걸러, 거르니


거르다 ² [거르다]

【…을】 차례대로 나아가다가 중간에 어느 순서나 자리를 빼고 넘기다.

→ 활용: 걸러, 거르니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체는 가루를 곱게 치거나 액체를 밭거나 ( 거르는 / 걸르는 ) 데 쓰는 기구입니다.

2. 그가 식사 때를 ( 거르다니 / 걸르다니 ), 다들 믿기지 않았죠.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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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거르는   2. 거르다니 

 

[풀이]

1~2. '차례대로 나아가다가 중간에 어느 순서나 자리를 빼고 넘기다'나 '찌꺼기나 건더기가 있는 액체를 체나 거름종이 따위에 밭쳐서 액체만 받아 내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은 '거르다'입니다. '거르다'는 '거르고, 거르는, 거르다니, 걸러' 등으로 활용합니다.

1. 문제에 나오는 '밭다'는 '건더기와 액체가 섞인 것을 체나 거르기 장치에 따라서 액체만을 따로 받아 내다'를 뜻하는 말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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