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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거하다 vs 건하다

 

오늘은 '거하다'와 '건하다'에 관하여 알아볼게요.

 

출처 - 까날 저, 니들북, 『일본에 먹으러 가자』 73쪽

 

출처 - 충청매일 2006년 4월 25일 자

 

첫 번째 자료에는 '거하게 취해'로, 두 번째 자료에는 '건하게 취해'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떤 표현이 바른지 살펴볼까요?

'거하다'는 형용사일 때는 '산세가 거한 백두산'처럼 '산 따위가 크고 웅장하다 / 나무나 풀 따위가 우거지다 / 지형이 깊어 으슥하다'를 뜻하고, 동사일 때는 '사람이 일정한 곳에 머물러 살다'를 뜻합니다. 그래서 '거하다'는 술이나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죠.
혹여, '거하다'를 한자 '클 거(巨)' 자가 들어간 '거(巨)하다'로 생각할 수 있으나, 그런 말은 사전에 없습니다.

그리고 '건하다'는 '아주 넉넉하다'를 뜻할 뿐만 아니라, '술 따위에 취한 정도가 어지간하다'를 뜻하는 '거나하다'의 준말이자, '흥건하다(물 따위가 푹 잠기거나 고일 정도로 많다)'와 같은 말입니다.

따라서 위 두 자료에서 '술 따위에 취한 정도가 어지간하다'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거나하다'나 '건하다'를 써야 합니다. 두 번째 자료처럼 말이죠.

끝으로, 두 번째 자료의 소제목에 나오는 '맛아'는 '맞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오는 어떤 때를 대하다)'의 활용형인 '맞아'로 써야 바릅니다.

 

단어 정리
거-하다 [거하다]

1. 산 따위가 크고 웅장하다.
2. 나무나 풀 따위가 우거지다.
3. 지형이 깊어 으슥하다.

→ 활용: 거하여, 거하니


거-하다(居하다) [거하다]

사람이 일정한 곳에 머물러 살다.

→ 활용: 거하여, 거하니


거나-하다 [거나하다]

술 따위에 취한 정도가 어지간하다.

→ 활용: 거나하여, 거나하니


건-하다 [건ː하다]

I.
1. 아주 넉넉하다.
2. '거나하다(술 따위에 취한 정도가 어지간하다)'의 준말.

II.
【…에】물 따위가 푹 잠기거나 고일 정도로 많다.
= 흥건하다(물 따위가 푹 잠기거나 고일 정도로 많다).
 
→ 활용: 건하여, 건하니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제가 오늘 ( 거하게 / 건하게 ) 한턱내겠습니다.

2. 술기운이 ( 거나하게 / 거하게 / 건하게 ) 돌았다.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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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건하게   2. 거나하게/건하게 

 

[풀이]

1. '아주 넉넉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은 '건하다'입니다. 참고로, '남에게 푸짐하게 한번 음식을 대접하다'를 뜻하는 '한턱내다'는 하나의 단어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2. '술 따위에 취한 정도가 어지간하다'를 뜻하는 말은 '거나하다'이며, '건하다'는 '거나하다'의 준말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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