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깨우치다'와 '깨치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가수 양희은 씨가 부른 <상록수>는 박정희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이들이 시위 현장에서 부르던 노래입니다. 그리고 IMF 외환 위기 당시에는 골프 선수 박세리 씨가 US여자오픈 우승 때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 퍼팅하는 장면을 담았던 공익 광고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어, 온 국민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는 노래로 자리매김했죠.
그런데 위 두 자료에는 가사가 '깨우치고 나아가'와 '깨치고 나아가'로 다르게 적혀 있습니다. 어떤 표기가 바를지 살펴보겠습니다.
'일의 이치 따위를 깨달아 알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깨치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세 살 때 한글을 깨쳤습니다.", "그는 하룻밤에 도를 깨쳤어요."와 같이 씁니다.
반면에, '깨우치다'는 '깨달아 알게 하다'라는 뜻으로, "형이 동생의 잘못을 깨우쳐 주었다."나 "부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깨우쳐 주기 위해 가르침을 세웠습니다."와 같이 씁니다.
즉, '깨치다'는 스스로 모르던 것을 깨달아 알게 됐을 때 쓰고, '깨우치다'는 다른 사람을 깨달아 알게 해 줄 때 씁니다. 그러므로 위 두 자료에서는 맥락상 깨달아 아는 주체가 남이 아닌 나 자신이므로, 두 번째 자료처럼 '깨치고 나아가'로 적어야 바릅니다.
'깨치다'를 써야 할 곳에 '깨우치다'를 쓰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그러나 '깨치다'는 자동사이고 '깨우치다'는 타동사로서 뜻하는 바가 확연히 다르므로, 분명히 구분해서 써야 합니다.
끝으로, 아직 두 동사가 헷갈리는 분들이 계신다면, '깨치다'는 '깨닫다'로, '깨우치다'는 '깨닫게 하다'로 이해하면 확실히 기억하실 거예요.
단어 정리
깨우치다 [깨우치다]
【…을】 깨달아 알게 하다.
→ 활용: 깨우치어(깨우쳐), 깨우치니
깨-치다 [깨치다]
【…을】 일의 이치 따위를 깨달아 알다.
→ 활용: 깨치어(깨쳐), 깨치니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저 아이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 깨우칩니다 / 깨칩니다 ).
2. 우리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공부의 묘미를 ( 깨우쳐 / 깨쳐 ) 주십니다.
3. 제 나름대로 ( 깨우쳤습니다 / 깨쳤습니다 ).
4. '스스로 학습하고 ( 깨우치는 / 깨치는 ) 능력'이 없었다면 알파고(AlphaGo)는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정답 및 풀이
[정답]
1. 깨칩니다 2. 깨우쳐 3. 깨쳤습니다 4. 깨치는
[풀이]
1~4. '깨우치다'는 '깨달아 알게 하다'라는 뜻이고, '깨치다'는 '일의 이치 따위를 깨달아 알다'라는 뜻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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