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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이 vs 이빨: 사람의 이 vs 사람의 이빨, 맹수의 이 vs 맹수의 이빨

 

오늘 살펴볼 단어는 '이'와 '이빨'입니다.

 

출처 - 중앙일보 2020년 2월 10일 자

 

출처 - 닐 슈빈 저, 김영사,『내 안의 물고기』125쪽

 

첫 번째 자료에는 '사람의 이', 두 번째 자료에는 '사람의 이빨'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출처 - ELLE 2010년 3월 16일 자

 

출처 - JTBC, <트래블러> 제8회

 

그리고 세 번째 자료에는 '맹수의 이', 네 번째 자료에는 '맹수의 이빨'이라고 적혀 있어요. 그럼, '이'와 '이빨'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볼까요.

'이'는 '척추동물의 입 안에 있으며 무엇을 물거나 음식물을 씹는 역할을 하는 기관'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를 빼다.", "충치를 예방하려면 음식물을 먹은 뒤엔 꼭 이를 닦아야 한다."와 같이 씁니다. 

'이빨'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누런 이빨.", "호랑이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울부짖었다."와 같이 씁니다. 달리 동물에게만 쓴다는 풀이가 없음에도 사람에게 잘 쓰지 않는 것은 '이빨'은 비어(卑語/鄙語: 점잖지 못하고 천한 말)로서 점잖지 못하고 대상을 낮추어 대하는 뜻이 담겨 있으므로 사람에게 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이'와 '이빨'의 용례를 비교해 보아도, 일반적으로 '이'는 '사람'을, '이빨'은 '동물'을 대상으로 하여 씁니다.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이빨'이라는 표현을 전혀 쓸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상이 사람이라도 '이'를 낮잡아 표현하려는 의도라면 '이빨'로 표현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다만, 낮잡는 표현이므로 '사람'에게는 '이'로 표현하길 권합니다.

즉, 사람의 '이'를 '이빨'로 표현하는 것을 어법적으로 틀렸다고 볼 수 없지만, 권장하지 않는 말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이빨 닦았니?"보다는 "이 닦았니?"라고 쓰면 더 부드럽고, 교양 있는 표현이 됩니다.

따라서 첫 번째 자료의 '사람의 이', 네 번째 자료의 '맹수의 이빨'과 같이 쓰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치아(齒牙)'는 '이'를 점잖게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어른에게는 '치아'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생니'는 '아무런 탈이 나지 아니한 성한 이'를 이르는 말이고, '생이빨'은 '생니'를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금니'는 '금으로 만든 이'를 이르는 말이고, '금이빨'은 '금니'를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 '이빨', '금이빨', '생이빨'이라 쓰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

 

단어 정리
이 [이]

1.『생명』척추동물의 입안에 있으며 무엇을 물거나 음식물을 씹는 역할을 하는 기관. 
⇒ 이가 나다.


이빨 [이빨]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
⇒ 누런 이빨.
⇒ 호랑이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울부짖었다.



치아(齒牙) [치아]

'이'를 점잖게 이르는 말.
⇒ 치아가 가지런하다.



금-니(金니) [금니]

금으로 만든 이. 이가 빠졌거나 이 사이가 벌어졌을 때 모양을 떠서 해 박는다. ≒ 금치(金齒).


금-이빨(金이빨) [금니빨]

'금니'를 낮잡아 이르는 말.



생-니(生니) [생니]

아무런 탈이 나지 아니한 성한 이.


생-이빨(生이빨) [생니빨]

'생니'를 낮잡아 이르는 말.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메달리스트들은 왜 메달을 ( 이로 / 이빨로 ) 깨무는 걸까?

2. 사자가 ( 이빨을 / 이를 ) 드러냈다.

3. ( 금니가 / 금이빨이 ) 부의 상징이던 시절도 있었다.

4. 저 배우는 ( 생니를 / 생이빨을 ) 뽑아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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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이로    2. 이빨을    3. 금니가    4. 생니를 

 

[풀이]

1~2. '이'는 '척추동물의 입 안에 있으며 무엇을 물거나 음식물을 씹는 역할을 하는 기관'을 이르는 말이고, '이빨'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이빨'은 낮잡는 표현이므로, 사람에게 잘 쓰지 않고 주로 동물을 대상으로 씁니다.

3~4. 사람에게는 '금니'와 '생니'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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