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사 '부르다'의 피동 표현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자료에는 '불리는', 두 번째 자료에는 '불리운'으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표현이 바를까요?
우리말에 있어 타동사의 피동화는 기본적으로 다음 두 방법 가운데 하나를 따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 두 방법을 한데 섞으면 안 됩니다. 이중 피동이 되거든요.
(1) 타동사 어간 + 피동을 나타내는 접미사 '-이-, -히-, -리-, -기-': 피동사
보- + -이- + -다 → 보이다
먹- + -히- + -다 → 먹히다
풀- + -리- + -다 → 풀리다
끊- + -기- + -다 → 끊기다
(2) 타동사 어간 + 보조 동사 '-지다(동사 뒤에서 '-아/어지다' 구성으로 쓰임)': 피동형
만들- + -어지다 → 만들어지다
동사 '부르다'는 위 (1)의 방식을 따르면, '부르다'의 어간 '부르-'에 피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가 결합하여 '불리다'가 됩니다.
따라서 첫 번째 자료의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로 써야 바릅니다.
그리고 위 (2)의 방식을 따르면, '부르다'의 어간 '부르-'에 '-어지다'가 결합하여 '불러지다'가 됩니다.
다만, 피동사가 분명히 존재할 때는 피동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아/어지다'가 결합한 구성을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부르다'의 피동 표현으로 '불리다'와 '불러지다' 대신에 '불리어지다'나 '불리우다'를 쓴 것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그러나 둘 다 어법에 어긋나는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부르다'의 피동사인 '불리다'의 어간 '불리-'에 또 피동의 뜻을 더하는 '-어지다'를 붙인 '불리어지다'는 중복된 피동 표현이므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불리다'의 어간 '불리-'에 사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우-'를 불필요하게 덧붙인 '불리우다' 역시 '부르다'의 피동사로는 부적절합니다. 그러므로 '불리우다'의 어간 '불리우-'에 다시 '-어지다'가 붙은 '불리워지다' 또한 표준어가 아닙니다.
단어 정리
불리다 [불리다]
→ 활용: 불리어(불려), 불리니
「동사」
[1] 【…에게】
1. 말이나 행동 따위에 주의가 끌리거나 가게 되다. '부르다'의 피동사.
⇒ 교무실로 선생님에게 불리어 갔다.
2. 곡조에 맞추어 노래의 가사가 소리 내지다. '부르다'의 피동사.
⇒ 많은 사람에게 불리는 노래.
[2] 이름이나 명단이 소리 내어 읽히며 대상이 확인되다. '부르다'의 피동사.
⇒ 시상식에서 내 이름이 불렸을 때 나는 숨이 멎을 뻔했다.
[3] 【…에게 …으로】【 …에게 -고】 무엇이라고 가리켜 말해지거나 이름이 붙여지다. '부르다'의 피동사.
⇒ 농사일에 새참으로 나오는 탁주는 농민들에게 농주로도 불렸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이 노래가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 불리는 / 불리어지는 / 불리우는 ) 노래이다.
2. 그는 많은 사람에게 천재라고 ( 불렸다 / 불리웠다 / 불리워졌다 ).
정답 및 풀이
[정답]
1. 불리는 2. 불렸다
[풀이]
1. '곡조에 맞추어 노래의 가사가 소리 내지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불리다'입니다. '불리어지다'와 '불리우다'는 '불리다'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2. '무엇이라고 가리켜 말해지거나 이름이 붙여지다'를 뜻하는 동사는 '불리다'입니다. '불리우다'는 '불리다'의 비표준어이므로, '불리우다'에 다시 '-어지다'가 붙은 '불리워지다' 또한 표준어가 아닙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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