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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의 메모장/가슴에 남기고픈 말

동백꽃 필 무렵

 

 

출처 - KBS, <동백꽃 필 무렵> 공식 홈페이지

 

 

"언니는 세상이 막 밝아요?
막 그렇게 보들보들해?

언니나 나나
인생 도긴개긴인데,
왜 그렇게 혼자 곱냐고?"


"헛소리하지 말고,
내가 시급 올려 줄 테니까
너 적금 들고
또 저금도 해."


"그 시급 올려서, 뭐,
집도 사고
가족도 사요?

버려지고 못 배우고
돈 없고 빽 없고, 그럼,
그냥 이번 생은 꽝인 거지.

들고나온 게 개팬데,
뭘 열심히 사는 척을 해.

더 구질구질하게."


"인생 다 살았냐?

이번 생은
살아 봐야 아는 거지, 음?"

 

"신데렐라고 콩쥐 팥쥐고
개똥멍청이지.

나중에 좋자고
그 꼬라지를 참고 살아?

해피 엔딩이고 나발이고.
그냥 아껴 먹으면 맛대가리만 없지.
당장 배고플 때 홀랑 먹어야지.
그게 와따지.

그러니까 나중에 말고,
당장 야금야금
부지런히 행복해야 해."


"음, 엄마는 그래서 문제야.

아니 뭐, 행복하자고
그렇게 기를 쓰고 살아?

행복은 좇는 게 아니라,
음미야 음미!

나 서 있는 데서
이렇게 발을 딱 붙이고
찬찬히 둘러 보면,
봐 봐,
천지가 꽃밭이지."

 

내 인생은
모래 밭 위
사과나무 같았다.

파도는
쉬지도 않고 달려드는데,
발 밑에 움켜 쥘 흙도
팔을 뻗어 기댈
나무 한 그루가 없었다.

이제 내 옆에
사람들이 돋아나고
그들과 뿌리를 섞었을 뿐인데
이토록
발 밑이 단단해지다니.

이제야
곁에서 항상 꿈틀댔을
바다 바람, 모래알
그리고
눈물 나게 예쁜
하늘이 보였다.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



"용식 씨, 근데요,
내가 용식 씨를 만난 게
기적일까요?"

"동백 씨는
그런 복권 같은 걸 믿어요?"

"아니요.
나는 나를 믿어요."

 

 

출처 - KBS, <동백꽃 필 무렵> 제40회

 

기적은 없다.

우리 속 영웅들의 합심,
소리 없이 차오르는
구세군 자선냄비,
착한 사람들의 소소한 선의,
착실히 달려 온
마리오의 동전 같은 게 모여,
기적처럼 보일 뿐.

 

이 세상에서
제일 세고
제일 강하고
제일 훌륭하고
제일 장한,
인생의 그 숱하고도
얄궂은 고비들을 넘어
매일 '나의 기적'을 쓰고 있는
장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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