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준비한 자료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자료에는 '설램', 두 번째 자료에는 '설레임' 그리고 세 번째 자료에는 '설렘'으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단어가 바를까요?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설레다'입니다. 즉, '설레다'가 기본형이므로, 어간 '설레-'에 그 말이 명사 구실을 하게 하는 어미 '-ㅁ'이 붙으면, '설렘'의 형태로 활용합니다.
2020/10/21 - [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 설래다 vs 설레다 vs 설레이다
'설레다'를 '설래다'나 '설레이다'로 잘못 쓰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명사형도 '설렘'이 아닌, '설램' 혹은 '설레임'이 바른 표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둘 다 표준어가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설레다'의 명사형을 '설레임'이라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데에는 '설레임'이라는 아이스크림이 한몫하는 것 같아요. 다만, 아이스크림의 이름 '설레임'은 고유 명사이므로, 이를 무조건 틀렸다고 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상표와 같은 고유 명사와 문학 작품 속 시적 표현의 경우, 우리 어법의 잣대로 따질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한글 맞춤법」에 맞지 않는 제품명이 의외로 많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꼬깔콘(→ 고깔콘)
카라멜/캬라멜/캐라멜(→ 캐러멜)
빠다 코코낫(→ 버터 코코넛)
빵빠레(→ 팡파르)
뿌셔뿌셔(→ 부숴 부숴)
썰은 배추김치(→ 썬 배추김치)
케찹/케챺/케첲(→ 케첩)
콘칲(→ 콘칩)
치즈케익(→ 치즈 케이크)
국립국어원은 기업 제품의 이름은 상표로 등록되어 고유 명사로 취급되는 데다 표현의 자유 때문에 무조건 맞춤법을 적용하라고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정청도 식품의 유해 사항에 대해 규제할 뿐, 제품명의 표현에 대해 강제할 의무는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업이 잘못된 말을 제품명으로 채택해서 쓰면, 아이들이나 어문 규범에 익숙지 않은 일반인들은 맞춤법이 틀린 표기의 제품명을 바른 말로 여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어린이가 주 소비 대상인 제품의 경우, 아이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제품명은 맞춤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끝으로,『새국어소식』제13호(1999)에 실린 정희원 국립국어연구원의 글 <쌍용슈퍼에는 토마토케첩이 없다(?)>에 공감 가는 내용이 있어 소개합니다.
상표나 상품의 이름을 지을 때에는 그것이 우리말 어문 규범에 맞는지를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오류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상표를 등록할 때 한글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등 규정에 맞는 표기 형태만을 승인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내일은 또 어떤 즐거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 설램 / 설레임 / 설렘 )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정답 및 풀이
[정답]
1. 설렘
[풀이]
1.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설래다'나 '설레이다'가 아니라 '설레다'입니다. 기본형이 '설레다'이므로, 명사형은 '설램'이나 '설레임'이 아닌 '설렘'이 바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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