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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쓰여진 가사 vs 쓰인 가사

 

오늘은 동사 '쓰다'의 피동 표현을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MBC, <놀면 뭐 하니> 제11회

 

출처 - 파이낸셜뉴스 2012년 9월 22일 자

 

첫 번째 자료에는 '쓰여진', 두 번째 자료에는 '쓰인'으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표현이 바를까요?

우리말에 있어 타동사의 피동화는 기본적으로 다음 두 방법 가운데 하나를 따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 두 방법을 한데 섞으면 안 됩니다. 이중 피동이 되거든요.

(1) 타동사 어간 + 피동을 나타내는 접미사 '­-이-, -히-, -리-, -기-': 피동사
보- + -이- + -다 → 보이다
먹-­ + ­-히­- + -다 → 먹히다
풀- + -리- + -다 → 풀리다
끊- + -기- + -다 → 끊기다

(2) 타동사 어간 + 보조 동사 '-지다(동사 뒤에서 '-아/어지다' 구성으로 쓰임)': 피동형
만들- + -어지다 → 만들어지다

 

동사 '쓰다'는 위 (1)의 방식을 따르면, '쓰다'의 어간 '쓰-'에 피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가 결합하여 '쓰이다'가 됩니다. '쓰이다'는 줄여서 '씌다'로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자료처럼 '쓰인 가사'로 써야 바릅니다.

그리고 위 (2)의 방식을 따르면, '쓰다'의 어간 '쓰-'에 '-어지다'가 결합하여 '써지다'가 됩니다.
다만, 피동사가 분명히 존재할 때는 피동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아/어지다'가 결합한 구성을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쓰다'의 피동 표현으로 '쓰이다'와 '써지다' 대신에 '쓰여지다'나 '씌어지다'를 쓴 것을 가끔 보게 됩니다. 그러나 둘 다 어법에 어긋나는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쓰다'의 피동사인 '쓰이다'와 그 준말 '씌다'의 어간 '쓰이-'와 '씌-'에 또 피동의 뜻을 더하는 '-어지다'를 붙인 '쓰여지다'와 '씌어지다'는 중복된 피동 표현이므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단어 정리
쓰이다 [쓰이다]

→ 준말: 씌다
→ 활용: 쓰이어(쓰여), 쓰이니

「동사」

[1]【…에】
1. 붓, 펜, 연필과 같이 선을 그을 수 있는 도구로 종이 따위에 획이 그어져 일정한 글자의 모양이 이루어지다. '쓰다'의 피동사.
⇒ 겉봉에 쓰인 주소는 맞지만 그런 사람은 살지 않습니다.

2. 머릿속의 생각이 종이 혹은 이와 유사한 대상 따위에 글로 나타내지다. '쓰다'의 피동사.
⇒ 할머니가 보낸 편지에는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방법이 자세하게 쓰여 있었다.

[2]
1. 원서, 계약서 등과 같은 서류 따위가 작성되거나 일정한 양식을 갖춘 글을 쓰는 작업이 이루어지다. '쓰다'의 피동사.
⇒ 요즘은 논문이 잘 안 쓰여서 괴롭다.

2. 머릿속에 떠오른 곡이 일정한 기호로 악보 위에 나타내지다. '쓰다'의 피동사.
⇒ 그는 곡이 잘 안 쓰이면 무작정 길을 떠나 영감을 얻어야만 돌아온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신문에 뭐라고 ( 쓰여 / 쓰여져 ) 있습니까?

2. 열차 시간표에 ( 쓰여 / 씌어 / 씌여 ) 있는 대로 기차는 정각에 출발했다.

 

정답 및 풀이

 

정답

[정답] 

1. 쓰여    2. 쓰여, 씌어 

 

[풀이]

1. '쓰다'의 피동사는 '쓰이다'입니다. 그러므로 '쓰이다'에 굳이 또 피동의 뜻을 더하는 '-어지다'를 붙여 '쓰여지다'로 쓸 이유가 없습니다.

2. '쓰이다'의 준말은 '씌다'입니다. 따라서 '쓰여'와 '씌어' 둘 다 쓸 수 있습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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