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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으레 vs 으례

 

오늘도 준비한 자료부터 보겠습니다.

 

출처 - 한겨레 2017년 12월 25일 자

 

출처 - 한겨레 2004년 7월 26일 자

 

첫 번째 자료에는 '으레', 두 번째 자료에는 '으례'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말이 바를까요?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나 '틀림없이 언제나'를 뜻하는 부사는 '으레'입니다. '으례'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따라서 첫 번째 자료처럼 "고농도 미세먼지는 으레 중국 탓?"이라고 써야 바릅니다. 

「표준어 규정」 제1부 제10항에서는 모음이 단순화한 형태로 바뀌어 애초의 형태는 들어 보기 어렵게 된 단어의 경우, 애초의 형태는 버리고 바뀐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규정합니다. 그 한 예로 '으레'를 들고 있습니다. 제10항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으례' 역시 원래 '의례(依例)'에서 '으례'가 되었던 것인데, '례'의 발음이 [레]로 바뀌었으므로 '으레'를 표준어로 삼았다.

 

즉, '의례'에서 온 말인 '으례'는 이중 모음 'ㅖ'를 단모음 [ㅔ]로 발음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니, 현실 발음을 인정하여 '으례'가 '으레'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명사 '의례'에서 그 표기와 뜻이 달라진 말이 바로 부사 '으레'인 거죠.

참고로, 명사 '의례(依例)'는 '전례(前例)에 의함'이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부사 '으레'와는 뜻이 전혀 다르지만, 발음이 비슷하여 헷갈리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끝으로, 부사 '으레'에 다시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 '-껏/-이/-히'를 붙인 '으레껏/으레이/으레히'를 '으레'와 같은 뜻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표준어 규정」제1부 제10항 
: 다음 단어는 모음이 단순화한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
(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ㄱ: 괴팍-하다
ㄴ: 괴퍅-하다/괴팩-하다

ㄱ: -구먼
ㄴ: -구면

ㄱ: 미루-나무
ㄴ: 미류-나무

ㄱ: 미륵
ㄴ: 미력

ㄱ: 여느
ㄴ: 여늬

ㄱ: 온-달
ㄴ: 왼-달

ㄱ: 으레
ㄴ: 으례

ㄱ: 케케-묵다
ㄴ: 켸켸-묵다

ㄱ: 허우대
ㄴ: 허위대

ㄱ: 허우적-허우적
ㄴ: 허위적-허위적

 

단어 정리
의례(依例) [의례]

「명사」

전례(前例)에 의함. =의전례(依前例).


으레 [으레]

「부사」

1.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
⇒ 그녀는 선비는 으레 가난하려니 하고 살아왔다.

2. 틀림없이 언제나.
⇒ 오빠와 한자리에 있으면 으레 그렇듯 정애의 아름다운 얼굴엔 우수가 서려 있었다.≪이호철, 닳아지는 살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어휘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그 면접관의 책상 위에는 ( 으레 / 으례 ) 놓여 있어야 할 지원자들의 성적 증명서가 보이지 않았다.

2. 그는 회사 일을 마치면 ( 으레 / 으례 ) 동료들과 술 한잔을 한다.

3. 추수가 끝난 후에도 ( 으레 / 으레껏 / 으레이 / 으레히 / 으례 / 으례껏 / 으례이 / 으례히 ) 감나무 가지에는 감이 몇 개 달려 있다.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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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3. 으레 

 

[풀이]

1.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를 뜻하는 부사는 '으레'입니다.

2~3. '틀림없이 언제나'를 뜻하는 부사는 '으레'입니다.

3.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틀림없이 언제나'를 뜻하는 부사는 '으레'입니다. 이 '으레'에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인 '-껏/-이/-히'가 덧붙은 '으레껏/으레이/으레히'는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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