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로서 vs (으)로써

 

 

오늘은 자주 혼동되는 '(으)로서'와 '(으)로써'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다음 A와 B, C와 D, E와 F의 밑줄 친 부분을 봐 주세요.

 

A. 그것은 교사로서 할 일이 아니다.

B. 그것은 교사로써 할 일이 아니다.


C. 꿀로서 단맛을 낸다.

D. 꿀로써 단맛을 낸다.


E. 드디어 오늘로서 그 일을 끝내고야 말았다.

F. 드디어 오늘로써 그 일을 끝내고야 말았다.

 

 

「한글 맞춤법」제57항은 "다음 말들은 각각 구별하여 적는다."라고 규정합니다. 그 한 예로 '(으)로서'와 '(으)로써'를 들고 있는데,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혼동이 되는 말을 구별해서 쓰도록 한 조항이다. 실제 생활에서 잘못 쓰는 일이 많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중략)

'(으)로서'는 '지위나 신분, 자격'을 나타내며, '(으)로써'는 '재료, 수단, 도구' 등을 나타낸다.

(으)로서
(예) 그런 말은 친구로서 할 말이 아니다.
(예) 나는 주민 대표로서 회의에 참석하였다.

(으)로써
(예) 쌀로써 떡을 빚는다.
(예) 말로써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한다.

한편 '(으)로써'는 '어떤 일의 기준이 되는 시간'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예) 고향을 떠난 지 올해로써 20년이 된다.

 

'로서'는 받침 없는 체언(명사ㆍ대명사ㆍ수사)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 조사입니다. 그래서 "그는 장군의 아내로서 손색없이 그 일을 마무리 지었다.", "이곳은 한국 불교를 대표할 만한 사찰로서 손색이 없습니다."와 같이 쓰여요.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체언 뒤에는 격 조사 '으로서'가 붙습니다. "사람으로서 어찌 그런 일을 할 수 있나?",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다."처럼요.

A와 B는 문맥상 교사의 자격으로 할 일이 아니라는 뜻을 나타내므로, A와 같이 '교사로서'라고 써야 바릅니다.

반면, '로써'는 받침 없는 체언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어떤 물건의 재료나 원료,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격 조사입니다. 가령, "흙과 돌로써 벽을 쌓았다.", "그들은 피로써 결의형제하고 하늘에 맹세하였다."처럼 쓰입니다.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체언 뒤에는 격 조사 '으로써'가 붙어요. 그래서 "여름에는 수박으로써 시원한 화채를 만들어 먹곤 하였다.", "덕으로써 사람을 따르게 하지 않고 힘으로써 사람을 따르게 하면 자연히 면종복배하는 자가 생기게 마련이다."와 같이 쓰이죠.

C와 D는 문맥상 꿀을 원료로 하여 단맛을 낸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D의 '꿀로써'가 바릅니다.

격 조사 '로써'는 받침 없는 체언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시간을 셈할 때 셈에 넣는 한계를 나타내거나 어떤 일의 기준이 되는 시간임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올해로써 내 나이가 예순이다.", "금일로써 우리 동창회가 건립된 지 만 10년이 되었다."와 같이 쓰입니다.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체언 뒤에는 격 조사 '으로써'가 붙습니다. "금년으로써 내 오랜 소원을 풀었다."처럼요.

따라서 E와 F에서는 F와 같이 '오늘로써'를 써야 바릅니다.

 

 

 

이렇듯 격 조사 '(으)로서'와 '(으)로써'는 뜻과 쓰임새가 다르므로, 문맥에 알맞게 써야 합니다.
아직 이 둘을 구별하기 어렵다면, 다음 두 방법을 적용해 보세요.

1. '(으)로서'와 '(으)로써'가 쓰인 문장을 'A는 B이다'로 바꾸어 보기
: 문장이 성립하여 A와 B가 동격 관계(A = B)이면 '(으)로서', 문장이 성립하지 않으면 '(으)로써'를 씀

(예) 저는 기업을 경영하는 ( 사람으로서 / 사람으로써 ) 이 제도에 찬성합니다.
→ '저는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다'가 말이 되므로, 격 조사 '로서'를 써서 '사람으로서'로 표현함


2. '(으)로서'와 '(으)로써'를 '~을 가지고' '~을 통해' '~을 사용[이용]하여'로 대체해 보기
: 어색하지 않으면 '(으)로써', 어색하면 '(으)로서'라고 판단할 수 있음

(예) 복잡한 계산은 ( 계산기로서 / 계산기로써 ) 합니다.
→ '계산기를 가지고' '계산기를 통해' '계산기를 사용하여'로 대체되므로, 격 조사 '로써'를 써서 '계산기로써'로 표현함

 

끝으로, 격 조사 '(으)로써'의 '써'는 생략할 수 있습니다. "동지애로(써) 결속한다.", "약으로(써) 병을 고치다."처럼 말이죠. 다만, 격 조사 '로'보다 '로써'를, '으로'보다 '으로써'를 쓰면 뜻이 더 명확해집니다.

 

◎「한글 맞춤법」제57항 
: 다음 말들은 각각 구별하여 적는다.

(으)로서 → 자격
사람으로서 그럴 수는 없다.

(으)로써 → 수단
닭으로써 꿩을 대신했다. 

 

단어 정리

로서

「조사」

((받침 없는 체언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1.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 조사.
⇒ 그것은 교사로서 할 일이 아니다.
⇒ 언니는 아버지의 딸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2. (예스러운 표현으로) 어떤 동작이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곳을 나타내는 격 조사.
⇒ 이 문제는 너로서 시작되었다.


으로서

「조사」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체언에 붙어))

1.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 조사.
⇒ 의장으로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 자식으로서 마땅히 할 일.

2. (예스러운 표현으로) 어떤 동작이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곳을 나타내는 격 조사.
⇒ 남쪽으로서 햇빛이 들어온다.


로써

「조사」

((받침 없는 체언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1. 어떤 물건의 재료나 원료를 나타내는 격 조사. '로'보다 뜻이 분명하다.
⇒ 쌀로써 떡을 만든다.

2.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격 조사. '로'보다 뜻이 분명하다.
⇒ 대화로써 갈등을 풀 수 있을까?

3. 시간을 셈할 때 셈에 넣는 한계를 나타내거나 어떤 일의 기준이 되는 시간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 '로'보다 뜻이 분명하다.
⇒ 시험을 치는 것이 이로써 일곱 번째가 됩니다.


으로써

「조사」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체언 뒤에 붙어))

1. 어떤 물건의 재료나 원료를 나타내는 격 조사. '으로'보다 뜻이 분명하다.
⇒ 그가 하는 말이라면 콩으로써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2.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격 조사. '으로'보다 뜻이 분명하다.
⇒ 그는 진실해야 한다는 이념으로써 나라를 다스렸다.

3. 시간을 셈할 때 셈에 넣는 한계를 나타내거나 어떤 일의 기준이 되는 시간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 '으로'보다 뜻이 분명하다.
⇒ 운전면허 시험에 떨어진 것이 이번으로써 세 번째다.

4. ((주로 '-ㅁ/-음' 뒤에 붙어)) 어떤 일의 이유를 나타내는 격 조사.
⇒ 감금죄는 다른 사람의 신체적 활동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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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이제는 ( 눈물로서 / 눈물로써 )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2. 그는 ( 친구로서는 / 친구로써는 ) 좋으나, ( 남편감으로서는 / 남편감으로써는 ) 부족한 점이 많다.
 
3. 이 문제는 ( 현재로서는 / 현재로써는 ) 해결할 수 없습니다.

4. 우리가 여기에 온 지 ( 금년으로서 / 금년으로써 ) 꼭 1년이 되었다. 

 

정답 및 풀이

 

[정답] 

1. 눈물로써    2. 친구로서는, 남편감으로서는    3. 현재로서는    4. 금년으로써 

 

[풀이]

1., 4. 격 조사는 '로써'는 받침 없는 체언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어떤 물건의 재료나 원료,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냅니다. 또한, 시간을 셈할 때 셈에 넣는 한계를 나타내거나 어떤 일의 기준이 되는 시간임을 나타내죠.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체언 뒤에는 격 조사 '으로써'가 붙습니다. 

2~3. 받침 없는 체언이나 'ㄹ' 받침으로 끝나는 체언 뒤에 붙어,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 조사는 '로서'입니다.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체언 뒤에는 격 조사 '으로서'가 붙습니다.

1. 문맥상 '눈물'이라는 수단을 통해 호소한다는 뜻을 나타내므로,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는 격 조사 '로써'를 붙여 '눈물로써'로 적어야 바릅니다.

2. '그는 친구이다', '그는 남편감이다'와 같이, '그'와 '친구', '그'와 '남편감'은 동격을 나타냅니다. 즉, '그'의 자격이 '친구' '남편감'임을 기술하는 문맥이므로,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 조사 '로서'를 써서 '친구로서는' '남편감으로서는'으로 적습니다.

3. '현재'는 시점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시간의 지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 격 조사 '로서'를 써서 '현재로서는'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릅니다. 이때의 '현재로서는'은 '현재의 처지나 상황에서는'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4. 문장에서 '금년'이 시간을 셈할 때 셈에 넣는 한계를 나타내거나 어떤 일의 기준이 되는 시간임을 나타내는 경우이므로, 격 조사 '로써'를 써서 '금년으로써'와 같이 표현해야 바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