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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자문받다 vs 자문을 구하다 vs 자문을 청하다 vs 자문하다

 

오늘은 '자문받다' '자문을 구하다' '자문을 청하다' '자문하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정부는 학계에 자문받다.

B. 정부는 학계에 자문을 구하다.

C. 정부는 학계에 자문을 청하다.

D. 정부는 학계에 자문하다.

 

'물을 자(諮)'와 '물을 문(問)'으로 구성된 한자어인 '자문(諮問)'은 '어떤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바르게 처리하려고 그 방면의 전문가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물음'을 뜻합니다. 답을 받거나 구하거나 청할 수 있어도, 물음을 받거나 구하거나 청할 수 없습니다. 즉, '자문'은 묻는 일이므로 '받거나 구하거나 청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문받다'나 '자문을 구하다', '자문을 청하다' 대신 '자문하다'나 '조언을 구하다', '도움말을 청하다', '의견을 묻다' 등으로 표현해야 바릅니다.

자문에 답을 줄 때는 '자문에 응하다'라고 표현하면 됩니다.

자문하다 = 조언을 구하다 = 도움말을 청하다 = 의견을 묻다

<비전문가>    <전문가>
자문하다 ↔ 자문에 응하다
조언을 구하다 ↔ 조언하다
도움말을 청하다 ↔ 도움말을 주다
의견을 묻다 ↔ 의견을 제공하다

 

따라서 A~D 가운데서는 D가 바릅니다.

"자문에 응한 외부 전문가에 대해서는 예산의 범위에서 자문료를 지급할 수 있다."라는 문장처럼 '자문료를 지급하다'라는 표현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러나 '자문료'라는 말은 질문을 하면서 내는 돈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자문료'라는 말보다는 '검토 사례비' 정도로 바꿔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끝으로,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 위원회'는 '자문해 주는 위원회'가 아니라 '자문에 응하는 위원회'이고, '자문기관'도 '자문해 주는 기관'이 아니라 '자문에 응하는 기관'이므로 헷갈리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 자문기관'은 대통령에게 자문해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해 설치된 기관입니다.

 

 

단어 정리
자문(諮問) [자ː문]

「명사」

어떤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바르게 처리하려고 그 방면의 전문가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물음.
⇒ 정부는 학계에 자문을 하여 환경 보호 구역을 정하였다.


자문-하다(諮問하다) [자ː문하다]

→ 활용: 자문하여(자문해), 자문하니

「동사」

【…에/에게 …을】어떤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바르게 처리하려고 그 방면의 전문가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묻다.
⇒ 그 기관에 경제 시책을 자문하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그 회사는 유명한 경제 전문가에게 매사를 ( 자문받고 / 자문을 구하고 / 자문을 청하고 / 자문하고 ) 있다.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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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자문하고 

 

[풀이]

1. '자문'은 묻는 일이므로 '자문하다'로 쓰는 것이 바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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