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한자 '六' 자의 한글 표기

 

오늘은 한자 '六' 자의 한글 표기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 C와 D, E와 F, G와 H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왕복 륙십 리 길.

B. 왕복 육십 리 길.


C. 오륙십 척의 배.

D. 오육십 척의 배.


E. 오뉴월 개 팔자.

F. 오륙월 개 팔자.


G. 유월의 녹음.

H. 육월의 녹음.

 

한자 '六' 자는 '여섯'을 뜻하고 '륙'이라고 읽어요.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래대로 소리 나는 음을 '본음(本音)'이라고 하는데, '六' 자의 본음은 '륙'인 거죠.

그렇다면 A와 B 중에서는 A의 '륙십'이 바르게 표기한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요?

「한글 맞춤법」제11항은 두음 법칙이 적용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습니다. [붙임 5]에서는 십진법에 따라 쓰는 수(數)도 독립적으로 쓰이는 경우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하죠.
제11항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붙임 5]
수를 나타내는 '육'은 '십육(十六), 육육삼십육(6×6=36)'처럼 독립적으로 쓰이는 경우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그렇지만 '오륙도(五六島), 사륙판(四六判)' 등은 '오'와 '육', '사'와 ‘육’이 독립적인 단어로 나누어지는 구조가 아니므로 본음대로 적는다.

 

A와 B 밑줄 친 부분의 '六'은 단어의 첫머리에 오고 독립적으로 쓰이는 경우이므로 두음 법칙에 따라 '육'으로 적습니다. 더군다나 일부 단위를 나타내는 말 앞에 쓰여 그 수량이 예순임을 나타내는 말인 '육십'은 관형사로 사전에 올라 있으므로, B의 '육십'이 바른 표기입니다.

C와 D 밑줄 친 부분의 '六'은 어두에 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아닙니다. 또한, 일부 단위를 나타내는 말 앞에 쓰여 그 수량이 다섯이나 여섯임을 나타내는 말인 '오륙'이 관형사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기에, C처럼 '오륙십'으로 써야 바릅니다.

그렇다면 E와 F의 밑줄 친 부분 중에서도 F의 '오륙월'이 바른 표기일 것 같은데, 그럴까요?

「한글 맞춤법」제52항은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라고 규정합니다. 이것은 한자어의 음이 일정하지 않은 것에 관한 규정입니다. '속음(俗音)'이란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일부 단어에서 굳어져 쓰이는 음입니다.
제52항 <해설>에는 "'속음'은 원래의 음(본음)이 변하여 널리 퍼진 음을 말한다. 이러한 소리는 현실적으로 널리 쓰이는 경우에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앞서 한자 '六' 자의 본음은 '륙'이라고 했죠. '六' 자가 본음 '륙'과 달리 속음으로 달리 소리 나는 예로는 '五六月'과 '六月'을 꼽을 수 있습니다. '五六月'은 '오륙월'로 적지 않고 '오뉴월'로, '六月'은 '육월'로 적지 않고 '유월'로 적습니다.

따라서 E와 F, G와 H의 밑줄 친 부분 중에서는 E의 '오뉴월'과 G의 '유월'이 바른 표기입니다.

즉, 한자 '六' 자는 단어에 따라 '륙/육/유/뉴'로 적는다는 걸 잊지 마세요.
'六' 자는 본음이 '륙'이므로 본음으로 소리 나는 것은 '륙'으로 적지만 단어의 첫머리에 오거나[예: 육신(六臣), 육각(六角)] 독립적으로 쓰이는 경우[예: 사-육신(死六臣), 생-육신(生六臣), 십육(十六)]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육'으로 표기하며, 때로 속음 '유'와 '뉴'로 소리 날 적에는 '유'와 '뉴'로 씁니다.

참고로,《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오뉴월'과 '유월'을 찾아보면 원음이 '五六▽月'과 '六▽月'로 나옵니다. 공통으로 '▽' 기호를 볼 수 있죠. 사전에서는 한자의 원래 음과 한글 표기로 제시되는 음이 다른 경우는 해당 한자 오른쪽에 '▽' 기호로 표시합니다.

 

 

◎「한글 맞춤법」제11항 
: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양심(良心) / ㄴ: 량심
ㄱ: 용궁(龍宮) / ㄴ: 룡궁
ㄱ: 역사(歷史) / ㄴ: 력사
ㄱ: 유행(流行) / ㄴ: 류행
ㄱ: 예의(禮儀) / ㄴ: 례의
ㄱ: 이발(理髮) / ㄴ: 리발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 명사는 본음대로 적는다.

리(里): 몇 리냐?
리(理): 그럴 리가 없다.

[붙임 4]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또는 'ㄹ'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역이용(逆利用) / 연이율(年利率) / 열역학(熱力學) / 해외여행(海外旅行)

[붙임 5]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나 십진법에 따라 쓰는 수(數)도 붙임 4에 준하여 적는다.
서울여관 / 신흥이발관/ 육천육백육십육(六千六百六十六)

 

◎「한글 맞춤법」제52항 
: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
본음으로 나는 것 
오륙십(五六十)

속음으로 나는 것
오뉴월, 유월(六月)

 


 

단어 정리
육(六) [육]

→ 활용: 육만[융만]

[Ⅰ] 「수사」
오에 일을 더한 수. 아라비아 숫자로는 '6', 로마 숫자로는 'Ⅵ'으로 쓴다.
⇒ 육 곱하기 사는 이십사.

[Ⅱ] 「관형사」

((일부 단위를 나타내는 말 앞에 쓰여))

1. 그 수량이 여섯임을 나타내는 말.
⇒ 육 개월.

2. 그 순서가 여섯 번째임을 나타내는 말.
⇒ 육 장.


오륙(五六) [오ː륙]

「관형사」 ((일부 단위를 나타내는 말 앞에 쓰여)) 그 수량이 다섯이나 여섯임을 나타내는 말.
⇒ 오륙 년.


오뉴-월(五六▽月) [오ː뉴월]

「명사」

1. 오월과 유월. 또는 오월이나 유월.

2. 음력 오월과 유월이라는 뜻으로, 여름 한철을 이르는 말.
⇒ 오뉴월 장마.


유월(六▽月) [유월]

「명사」

한 해 열두 달 가운데 여섯째 달.
⇒ 유월의 햇볕이 따갑게 느껴질 때였는데 그는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있었다.≪조세희, 우주여행≫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 오뉴월 / 오륙월 / 오유월 / 오육월 ) 감기는 개도 아니 걸린다.

2. 그는 만 명의 유권자 중 ( 륙천 / 육천 ) 명의 지지를 받아 대표로 선출되었다. 

3. 반 아이들은 ( 오륙 / 오육 ) 명씩 소단위로 조를 짜서 토론을 시작했다.

4. ( 유월 / 육월 ) 장마에 돌도 큰다.

 

정답 및 풀이

 

더보기

[정답] 

1. 오뉴월    2. 육천    3. 오륙    4. 유월

 

[풀이]

1.「한글 맞춤법」제52항에 따라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데, '五六月'의 '六'은 속음인 '뉴'로 소리 나므로 '오뉴월'로 표기합니다. 속담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아니 걸린다."는 '여름에 감기 앓는 사람을 변변치 못한 사람이라고 놀림조로 이르는 말'입니다.

2.「한글 맞춤법」제11항에 따라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으므로, '六千'은 '육천'으로 표기합니다.

3. '五六'은 '오륙'으로 표기합니다.

4.「한글 맞춤법」제52항에 따라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데, '六月'의 '六'은 속음인 '유'로 소리 나므로 '유월'로 표기합니다. 속담 "유월 장마에 돌도 큰다."는 '6월에 장맛비가 올 때에는 농작물이 매우 잘 자란다는 말'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반응형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