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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붇다 vs 불다 vs 붓다

 

 

오늘은 '붇다'와 '불다' 그리고 '붓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제125회

 

출처 -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제125회

 

첫 번째 자료에는 '분 인삼', 두 번째 자료에는 '불은 인삼'으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것이 바를까요?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붇다'입니다. "콩이 붇다.", "북어포가 물에 붇다."와 같이 쓰죠.

또 동사 '붇다'는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나 주로 몸을 주어로 해서 '살이 찌다'의 뜻도 있어서,  "개울물이 붇다.", "식욕이 왕성하여 몸이 많이 붇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한글 맞춤법」제18항 5.에 따르면, 어간의 끝 'ㄷ'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바뀔 적에는 바뀐 대로 적습니다.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어간 끝 받침 'ㄷ'이 모음 앞에서 'ㄹ'로 바뀌어 나타나는 경우, 바뀐 대로 적는다.

① 어간이 바뀌는 경우
: (걸음을) 걷다, 긷다, 깨닫다, 눋다, 닫다(빨리 뛰다), 듣다, (물음을) 묻다, 붇다, 싣다, 일컫다

② 어간이 바뀌지 않는 경우
: (빨래를) 걷다, 곧다, 굳다, (문을) 닫다, 돋다, 뜯다, (땅에) 묻다, 믿다, 받다, 벋다, 뻗다

(안부를) 묻다
묻­- + -어 → 물어
묻­- + ­-으니 → 물으니
묻-­ + -은 → 물은

(땅에) 묻다
묻-­ + ­-어 → 묻어
묻­- + ­-으니 → 묻으니
묻- ­+ -­은 → 묻은

 

즉, 동사 '붇다'는 'ㄷ 불규칙 동사'로서 '불어, 불으니, 붇는' 등으로 활용하므로 두 번째 자료처럼 '불은 인삼'으로 써야 바릅니다.

 

동사 '붇다'와 헷갈리는 말로 '불다'와 '붓다'가 있습니다. 먼저 '불다'에 관하여 알아볼까요.

동사 '불다'는 '바람이 일어나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다', '입을 오므리고 날숨을 내어보내어, 입김을 내거나 바람을 일으키다.'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따뜻한 바람이 불다.", "손을 호호 불다."처럼 써요.

「한글 맞춤법」제18항 1.에 따르면, 어간의 끝 'ㄹ'이 'ㄴ, ㅂ, ㅅ'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어미 '­-오, -­ㄹ' 등 앞에서 줄어질 적에는 준 대로 적습니다.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어간 끝 받침 'ㄹ'이 'ㄴ, ㅂ, ㅅ'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어미 '­-오, -­ㄹ' 등 앞에서 나타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는 대로 적는다. 예를 들어 '살다'의 어간 '살-'에 어미 '-네, -세, -오'가 결합하면 'ㄹ'이 탈락하여 '사네, 사세, 사오'가 된다. 

살- + -네/-세/-오/-ㄹ수록/-ㅂ시다/-ㄹ뿐더러
→ 사네/사세/사오/살수록/삽시다/살뿐더러

'갈다, 날다, 말다, 물다, 벌다, 불다, 알다, 울다, 졸다, 팔다' 등 어간 끝 받침이 'ㄹ'인 용언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 위와 같은 환경에서는 'ㄹ'이 예외 없이 탈락하므로 다른 불규칙 활용과 차이가 있다.  

 

따라서 동사 '불다'는 '불어, 부니, 부오, 분' 등으로 활용합니다. "뜨거운 차를 불어 식히다.", "오늘은 바람이 세게 부니 옷을 껴입고 나가거라.", "바람이 부오.", "바람이 분다고 꺼질 촛불이 아니다."처럼 말이죠.

 

마지막으로 동사 '붓다'는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 (속되게) 성이 나서 뾰로통해지다'나 '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 불입금, 이자, 곗돈 따위를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울어서 눈이 붓다.", "약속 시간보다 늦게 갔더니 친구가 기다리다 지쳐 잔뜩 부어 있었다."나 "가마솥에 물을 붓다.", "적금을 붓기 시작했어."와 같이 쓰죠.

「한글 맞춤법」제18항 2.에 따르면, 어간 끝 받침 'ㅅ'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줄어지면 준 대로 적습니다.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어간 끝 받침 'ㅅ'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나타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는 대로 적는다.

① 어간이 바뀌는 경우
: 긋다, 낫다, 붓다, 잇다, 잣다, 젓다, 짓다

② 어간이 바뀌지 않는 경우
: 벗다, 빗다, 빼앗다, 솟다, 씻다, 웃다

짓다
짓­- +-­어 → 지어
짓­- + -­은 → 지은
짓­- + -­어도 → 지어도

웃다
웃-­ + -­어 → 웃어
웃­- + -­은 → 웃은
웃­- + -­어도 → 웃어도

 

따라서 동사 '붓다'는 'ㅅ 불규칙 동사'로서 '부어, 부으니, 붓는' 등으로 활용합니다. "가마솥에 물을 부었다.", "매달 부을 곗돈이 백만 원이 넘는다.",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동이에 붓는다."처럼 쓰죠.

이렇듯 동사 '붇다', '불다', '붓다'는 뜻도 활용형도 다르므로 잘 구별하여 써야 합니다.

 

끝으로 'ㄷ 불규칙 활용'과 'ㅅ 불규칙 활용'을 정리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ㄷ 불규칙 활용
어간 말음(末音)인 'ㄷ'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변하는 활용. '묻다'가 '물으니', '물어'로, '듣다'가 '들으니', '들어'로 활용하는 것 따위이다.

ㅅ 불규칙 활용
어간의 끝소리 'ㅅ'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탈락하는 활용. '짓다'가 '지어', '지으니'로, '젓다'가 '저어', '저으니'로, '낫다'가 '나아', 나으니'로 바뀌는 것 따위이다.

 

 

◎「한글 맞춤법」제18항 
: 다음과 같은 용언들은 어미가 바뀔 경우, 그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
1. 어간의 끝 'ㄹ'이 줄어질 적 
갈다: 가니, 간, 갑니다, 가시다, 가오
놀다: 노니, 논, 놉니다, 노시다, 노오
불다: 부니, 분, 붑니다, 부시다, 부오
둥글다: 둥그니, 둥근, 둥급니다, 둥그시다, 둥그오
어질다: 어지니, 어진, 어집니다, 어지시다, 어지오 

2. 어간의 끝 'ㅅ'이 줄어질 적
긋다: 그어, 그으니, 그었다
낫다: 나아, 나으니, 나았다
잇다: 이어, 이으니, 이었다
짓다: 지어, 지으니, 지었다

5. 어간의 끝 'ㄷ'이 'ㄹ'로 바뀔 적
걷다[步]: 걸어, 걸으니, 걸었다
듣다[聽]: 들어, 들으니, 들었다
묻다[問]: 물어, 물으니, 물었다
싣다[載]: 실어, 실으니, 실었다

 


 

단어 정리
붇다 [붇ː따]

→ 활용: 불어, 불으니, 붇는

「동사」

1.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
⇒ 오래되어 불은 국수는 맛이 없다.

2.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
⇒ 재산이 붇는 재미에 힘든 줄을 모른다.

3. ((주로 '몸'을 주어로 하여)) 살이 찌다.
⇒ 부잣집 마나님같이 몸이 불은 임이네는 눈을 부릅뜨고 용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거침없이 말을 쏟아 놓았다.≪박경리, 토지≫


불다 [불ː다]

→ 활용: 불어, 부니, 부오

「동사」

1. 바람이 일어나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다.
⇒ 동풍이 부는 날.

2.【…에】유행, 풍조, 변화 따위가 일어나 휩쓸다.
⇒ 사무실에 영어 회화 바람이 불다.

3.【…을】
「1」 입을 오므리고 날숨을 내어보내어, 입김을 내거나 바람을 일으키다.
⇒ 유리창에 입김을 불다.

「2」 입술을 좁게 오므리고 그 사이로 숨을 내쉬어 소리를 내다.
⇒ 휘파람 부는 아이.

「3」 코로 날숨을 세게 내어보내다.
⇒ 소가 콧김을 불다.

「4」 관악기를 입에 대고 숨을 내쉬어 소리를 내다.
⇒ 대금을 부는 악사.

「5」 풀무, 풍구 따위로 바람을 일으키다.
⇒ 풀무를 불다.

4.【…에/에게 …을】【 …에/에게 -음을】【 …에/에게 -고】(속되게) 숨겼던 죄나 감추었던 비밀을 사실대로 털어놓다.
⇒ 경찰에게 지은 죄를 낱낱이 불다.


붓다 [붇ː따]

→ 활용: 부어, 부으니, 붓는

「동사」

1.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 얼굴이 붓다.

2. (속되게) 성이 나서 뾰로통해지다.
⇒ 왜 잔뜩 부어 있나?


붓다 [붇ː따]

→ 활용: 부어, 부으니, 붓는

「동사」

【…에/에게 …을】

1.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 자루에 밀가루를 붓다.

2. 모종을 내기 위하여 씨앗을 많이 뿌리다.
⇒ 모판에 볍씨를 붓다.

3. 불입금, 이자, 곗돈 따위를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
⇒ 은행에 적금을 붓다.

4. 시선을 한곳에 모으면서 바라보다.
⇒ 소년은 수평선에 눈을 부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편도선이 ( 부어서 / 불어서 ) 말하기가 어렵다.

2. 라면이 푹 퍼져서 탱탱 ( 부으면 / 불면 / 불으면 ) 맛없으니까 ( 붇기 / 불기 / 붓기 ) 전에 먹어. 

3. 저는 박봉을 쪼개 적금을 ( 붇고 / 붓고 ) 있어요.

4. 아무리 먹어도 체중이 ( 붇지 / 불지 / 붓지 ) 않아.

5. 친구와 이야기하다 보니 파스타가 ( 붇고 / 불고 / 붓고 ) 말았지.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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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부어서    2. 불으면, 붇기    3. 붓고    4. 붇지    5. 붇고

 

[풀이]

1.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의 뜻을 나타내는 '붓다'는 'ㅅ 불규칙 동사'이기 때문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는 어간 끝 받침 'ㅅ'이 탈락하여 '부어서'로 활용합니다.

2.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의 뜻이 있는 '붇다'는 'ㄷ 불규칙 동사'이기 때문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는 어간 끝 받침 'ㄷ'이 'ㄹ'로 바뀌어서 '불으면'으로 활용하고,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는 어간에 변화가 없이 'ㄷ' 받침을 그대로 써서 '붇기'로 활용해야 바릅니다. 동사 '붇다'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불어, 불으니, 불으면' 등으로 활용하다 보니 기본형을 '불다'로 잘못 알기 쉽지만, 기본형은 '붇다'라는 걸 잊지 마세요.

3. '불입금, 이자, 곗돈 따위를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붓다'는 '붓고'로 활용합니다.

4.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의 뜻이 있는 동사 '붇다'는 '붇지'로 활용합니다.

5.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붇다'는 '붇고'로 활용해야 바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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