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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덕분 vs 때문 vs 탓

 

 

오늘은 '덕분'과 '때문'과 '탓'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C, D~F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제가 잘된 것은 모두 부모님 덕분입니다. 
B. 제가 잘된 것은 모두 부모님 때문입니다.  
C. 제가 잘된 것은 모두 부모님 탓입니다. 

D. 그는 급한 성격 덕분에 나와 충돌이 잦다. 
E. 그는 급한 성격 때문에 나와 충돌이 잦다. 
F. 그는 급한 성격 탓에 나와 충돌이 잦다. 

 

 

'덕분(德分)'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뜻합니다. "비행기 덕분에 인간이 쉽게 하늘을 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걱정해 준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와 같이 쓰죠.
'덕분'의 동의어로는 '덕(德)', '덕윤(德潤)', '덕택(德澤)'이 있습니다. "자네 덕에 일이 잘되었네.", "그는 아내의 정성 어린 간호 덕택에 병세가 호전되었다."처럼 쓸 수 있어요.

'때문'은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을 뜻합니다. "그는 빚 때문에 고생을 했다.", "일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다."와 같이 씁니다.

'탓'은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 '구실이나 핑계로 삼아 원망하거나 나무라는 일'을 뜻하죠. "이번 사고는 순전히 내 탓이다.", "안되면 조상 탓만 한다."와 같이 씁니다.

어떤 일의 이유나 원인, 배경 등을 표현할 때 쓰는 '덕분'과 '때문'과 '탓'의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덕분
: 긍정적인 맥락에만 쓰임
: 대상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는 뜻이 있음 
⇒ 한국 관중들의 열광적 응원 덕분에 손흥민 선수는 물론 토트넘 선수들은 사기충천했다. 

: 명사이므로 글이나 문장의 첫머리에 올 수 있음
⇒ 덕분에 좋은 구경 했습니다.
⇒ "건강은 괜찮으세요?" "네, 덕분에요." 


때문
: 특정 맥락에 한정되지 않으므로 부정적인 맥락과 긍정적인 맥락에 모두 쓰임
⇒ 내가 기쁜 것은 네가 오기 때문이다.
⇒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

: 의존 명사이므로 글이나 문장의 첫머리에 올 수 없고, 반드시 앞에 명사나 대명사가 있어야 함
⇒ 다음 주 월요일부터 많은 비가 예보됐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 주 초반 낮 더위는 잠시 주춤하겠습니다.



: 부정적인 맥락에만 쓰임 
: 대상에 대한 핑계·원망·책임 전가의 뜻이 있음
⇒ 과로를 한 탓인지 몸이 개운하지가 않다. 

 

따라서 A~C는 긍정적인 맥락이므로, A의 '부모님 덕분'이나 B의 '부모님 때문'으로 써야 바릅니다. '덕'이나 '덕택'도 '덕분'과 같은 의미이므로, '부모님 덕'이나 '부모님 덕택'으로 바꿔 써도 무방합니다.

D~F는 부정적인 맥락이므로, E의 '급한 성격 때문'이나 F의 '급한 성격 탓'으로 써야 바릅니다.

혹시,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을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일이 안될 때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태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 속담에 쓰인 '탓'에 관한 기사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중앙일보, 2010년 6월 22일 자)을 소개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에서 '잘되면 제 탓'은 부정적 의미와 어울리는 '탓'의 용법상 맞지 않는다. 좋은 일은 '덕분(덕)'과 어울려야 하므로 '잘되면 제 덕분(덕) 못되면 조상 탓'이 돼야 한다. 둘 다 '탓'으로 처리한 것은 아마도 대구법(對句法) 또는 반복법으로 리듬감을 살리기 위함이거나 '탓'을 강조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말로 '때문'이 있다. '때문'은 긍정이나 부정적 현상을 가리지 않고 쓰인다는 점에서 '탓' '덕분'과 구별된다. 따라서 '잘되면 제 탓(→덕분) 못되면 조상 탓'은 '잘되면 저 때문 못되면 조상 때문'으로 바꿔 써도 의미상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단어 정리
덕분(德分) [덕뿐]

「명사」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 ≒덕, 덕윤, 덕택.
⇒ 선생님 덕분에 대학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때문 [때문]

「의존 명사」

((명사나 대명사, 어미 '-기', '-은', '-는', '-던' 뒤에 쓰여)) 어떤 일의 원인이나 까닭.
⇒ 워낙 후퇴가 빨랐던 때문에 경찰 측의 사상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이병주, 지리산≫


탓 [탇]

「명사」

1.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
⇒ 어머니가 다치신 건 아버지 탓이 아닙니다.

2. 구실이나 핑계로 삼아 원망하거나 나무라는 일.
⇒ 작년만 같아도 하루 백오십 리 길은 거뜬한 다리 힘이었는데 날씨 탓만 하기엔 그새 학대한 삭신이 무척 고단해진 모양이었다.≪서기원, 조선백자 마리아상≫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오랜 전쟁 ( 덕분 / 때문 / 탓 )인지 그들의 표정은 항상 침울하다.

2. BTS ( 덕분 / 때문 / 탓 )에 전 세계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답 및 풀이

 

더보기

[정답] 

1. 때문, 탓    2. 덕분, 때문

 

[풀이]

1. '덕분(德分)'은 '베풀어 준 은혜나 도움'을 뜻하므로, 1번 문장처럼 부정적인 맥락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2. '탓'은 '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까닭이나 원인', '구실이나 핑계로 삼아 원망하거나 나무라는 일'을 뜻하므로 2번 문장처럼 긍정적인 맥락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1~2. '때문'은 부정적인 맥락과 긍정적인 맥락에 모두 쓰입니다. 즉, '때문'은 가치 판단에서 중립적이므로 '덕분'이나 '탓'을 '때문'으로 대체해도 됩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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