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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껍데기 vs 껍질

 

 

 

 

오늘은 '껍데기'와 '껍질'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MBC every1,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제274회

 

출처 - MBC every1,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제274회

 

첫 번째 자료에는 '돼지 껍데기', 두 번째 자료에는 '돼지 껍질'로 적혀 있습니다.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뜻하는 말은 '껍데기'입니다. 그래서 "굴 껍데기를 빠개고 굴을 꺼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대부분의 조개는 그 껍데기가 매끈거리게 마련인데 꼬막의 껍데기는 수없이 많은 골이 패어 있었다."처럼 쓰죠.

반면, '껍질'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을 뜻합니다. 그래서 "귤의 껍질을 까다.", "양파 껍질을 한 꺼풀 벗긴 후 잘게 썰었다.'처럼 씁니다.

이러한 뜻을 고려하면, '돼지'에는 '껍질'을 써서 두 번째 자료처럼 '돼지 껍질'로 표현함이 적절하겠습니다.

 

'껍데기'는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을 뜻하기도 해요. 이 경우에는 "베개 껍데기를 벗겼다.", "속에 든 과자는 다 먹고 껍데기만 남았다."와 같이 활용됩니다.

매경칼럼 <껍데기는 가라>(2013년 4월 19일 자)라는 글에서는 '돼지'에 '껍데기'의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이라는 뜻을 적용하면 '돼지 껍데기'라고도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볼 수 있어요.

귤이나 바나나 등은 껍질이고, 소라나 게 등은 껍데기라는 건 구별하기 쉽다.

하지만 뼈 생성과 피부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콜라겐 성분의 보고라고 하는 '돼지 껍데기'에선 헷갈린다. '돼지 껍질'이 맞는 표기법이라는데, 문제는 언중들이 돼지 껍질보다는 돼지 껍데기를 훨씬 많이 쓴다는 사실이다. 또 껍데기의 다른 사전 풀이인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에 따르면 돼지의 살과 내장 등을 다 발라내고 남은 것은 바로 돼지 껍데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견해에 대한 국어원의 의견은 다음과 같으니 참고하세요.

의미 확장 차원에서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 뜻하는 '껍데기'는 아래와 같이 쓰이는 것이 전형적임을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불의 껍데기를 갈다.
베개 껍데기를 벗겼다.
속에 든 과자는 다 먹고 껍데기만 남았다.

 

 

끝으로,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라는 노래 들어본 적 있으세요? 가수 윤형주 님의 노래인데, 제가 학교 다닐 땐 엠티(MT)나 여행 가서 즐겨 불렀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조개'에는 '껍데기'를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표준국어대사전》에도 '조개껍데기'가 '조갯살을 겉에서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뜻하는 단어로 올라 있어요. 주목할 점은 '조개껍데기'의 동의어로 '조개껍질'이 등재되어 있다는 것이에요. 아주 예외적인 경우이므로, 이에 관한 국어원의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껍데기'와 '껍질'은 의미상 구분되는 표현이나, 하나의 대상을 두 가지 표현 모두로 부르는 관습이 널리 굳어진다면 그러한 상황에 한정하여 두 표현을 같은 의미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즉 '조개껍질'과 '조개껍데기'는 관습적으로 똑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데 널리 사용되어 왔는데, 이를 인정하여 동의어로 처리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돼지껍데기'와 '돼지껍질'도 복수 표준어로 함께 사전에 등재될 날이 머지않을 것 같으니, 한번 지켜볼까요.

 

 


 

단어 정리
껍데기 [껍떼기]

「명사」

「1」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 ≒각.
  ⇒ 달걀 껍데기를 깨뜨리다.

「2」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
  ⇒ 이불의 껍데기를 갈다.

「3」화투에서, 끗수가 없는 패짝. ≒껍질, 피.


껍질 [껍찔]

「명사」

「1」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
  ⇒ 내 손바닥은 껍질이 벗겨져 피가 말라붙어 있었고….≪황석영, 입석 부근≫

「2」화투에서, 끗수가 없는 패짝. =껍데기.

「3」『물리』원자 구조를 나타내는 모델에서, 원자핵 주변의 거의 같은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 궤도의 모임. 원자핵에 가까우며 에너지가 낮은 쪽에서부터 '케이(K) 껍질, 엘(L) 껍질, 엠(M) 껍질, 엔(N) 껍질……'이라고 하며, 각각 복수의 전자 궤도에 의한 층상(層狀)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전자껍질.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이 사과는 ( 껍데기 / 껍질 )가(이) 너무 두껍다.

2. ( 땅콩 껍데기 / 땅콩껍데기 / 땅콩 껍질 / 땅콩껍질 )를(을) 아지직거리며 깨물었다. 

3. 그녀의 목에는 ( 조개 껍데기 / 조개껍데기 / 조개 껍질 / 조개껍질 )로 만든 예쁜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4. 알로 품었던 새끼가 ( 껍데기 / 껍질 )를(을) 깨고 나오다.

 

정답 및 풀이

 

더보기

[정답] 

1. 껍질    2. 땅콩 껍데기    3. 조개껍데기, 조개껍질    4. 껍데기

 

[풀이]

1.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을 뜻하는 말은 '껍질'입니다. 그러므로 '사과'에는 '껍질'을 쓰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2.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뜻하는 말은 '껍데기'이므로, '땅콩 껍데기'로 표현함이 적절합니다. 합성어가 아니므로 띄어 써야 바릅니다.

3. '조갯살을 겉에서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뜻하는 말인 '조개껍데기'와 '조개껍질'은 복수 표준어이므로 둘 다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개껍데기'와 '조개껍질'은 합성어이고 한 단어이므로 붙여 씁니다.

4. '달걀이나 조개 따위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뜻하는 말은 '껍데기'이므로, '알'에는 '껍데기'를 씀이 적절합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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