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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가친 vs 춘부장

 

우리말에는 자기 부모와 남의 부모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이 다릅니다. 또한, 부모가 살아 계실 때와 돌아가셨을 때 지칭하는 말도 서로 다릅니다.

'가친(家親)'과 '춘부장(椿府丈)'이라는 칭호가 있습니다. 생소하겠지만,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두 칭호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출처 - 전북중앙 2015년 1월 8일 자

 

출처 - 전봉관 저, 살림,『경성 자살 클럽』284쪽

 

위 두 자료에서 '가친'과 '춘부장'이라는 칭호는 제대로 쓰였을까요?
'가친'은 '남에게 살아 계신 자기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이고, '춘부장'은 '살아 계신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 가친'이나, '자네 춘부장'이라고 쓸 필요가 없습니다.

첫 번째 자료의 "당시 우리 가친께서는 ······ 불렀어."에서는 남에게 자기 아버지를 일러 '가친'이라고 칭하고 있고, 두 번째 자료의 "그래 춘부장께선 안녕하시고?"에서는 상대방의 아버지를 일러 '춘부장'이라고 칭하고 있으므로, 위 자료 모두 칭호가 맞게 사용되었습니다.

'가친' 외에도 남에게 살아 계신 자기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로 '엄친(嚴親)' '가대인(家大人)' 따위가 있고, '춘부장' 외에도 살아 계신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로 '춘당(椿堂)' '춘부대인(椿府大人)' 따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살아 계신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에 왜 '참죽나무 춘(椿)' 자가 쓰였을까요?『장자(莊子)』「소요유(逍遙遊)」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상고(上古) 시대에 '대춘(大椿)'이란 나무가 있었는데, 팔천 년을 봄으로 삼고 팔천 년을 가을로 삼았다.
上古有大椿者 以八千歲爲春 以八千歲爲秋 

 

즉, '춘(椿)'은 매우 장수한다는 상상 속의 나무 '대춘(大椿)'에서 유래한 것으로, '춘부장'은 상대방의 아버지가 장수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말입니다

그럼, 어머니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남에게 살아 계신 자기 어머니를 높여 이르는 말'은 '자친(慈親)'이고, '살아 계신 남의 어머니를 높여 이르는 말'은 '자당(慈堂)'입니다. '자(慈)' 자는 '사랑'을 뜻하는데, 아버지의 칭호에서 쓴 '엄할 엄(嚴)' 자와 서로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참고로, 자기 부모를 이르거나 부를 때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님' 자를 붙여 높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존대가 지나쳐 잘못 사용한 것입니다. 편지글 등 문어체로 쓸 때를 제외하고, 그 밖에는 살아 계신 자기 부모를 이르거나 부를 때는 '아버지' '어머니'라고 해야 합니다.

한편,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해야 할 때가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남의 부모를 높여 이를 때입니다. 예를 들면, "아버님은 건강하신가?"를 들 수 있습니다.

둘째, 돌아가신 자기 부모를 지칭할 때입니다. 다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어머니와 조부모께 지칭할 때는 살아 계실 때와 같이 '아버지'라 하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아버지와 조부모께 지칭할 때도 '어머니'라 이릅니다.

셋째, 며느리나 사위가 시부모나 처부모를 이르거나 부를 때입니다. 예를 들면, "어머님은 댁에 계십니다."처럼 써야 언어 예절에 맞는 표현이 됩니다.

 

단어 정리
가친(家親) [가친] 
남에게 자기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

춘부-장(椿府丈) [춘부장]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

자친(慈親) [자친]
남에게 자기 어머니를 높여 이르는 말.

자당(慈堂) [자당]
남의 어머니를 높여 이르는 말.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칭호를 고르세요.

1. ( 가친 / 춘부장 )께서는 강녕하신가.

2. 네, 어르신. ( 가친 / 춘부장 )께선 평안하십니다.

3. ( 자친 / 자당 )께서도 별고 없으시고.

4. 네, ( 자친 / 자당 )께서도 강녕하십니다.

 

정답 및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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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1. 춘부장    2. 가친    3. 자당    4. 자친

 

[풀이]

1~4. 남에게 살아 계신 자기 아버지를 높여 이를 때는 '가친(家親)', 살아 계신 남의 아버지를 높여 이를 때는 '춘부장(椿府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남에게 살아 계신 자기 어머니를 높여 이를 때는 '자친(慈親)', 살아 계신 남의 어머니를 높여 이를 때는 '자당(慈堂)'이라고 합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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