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비 vs 까치

 

오늘 살펴볼 단어는 담배와 관련된 '개비'와 '까치'입니다.

 

출처 - 문진영 저, 창비, 『담배 한 개비의 시간』 표지

 

출처 - 오마이뉴스 2010년 11년 3일 자

 

첫 번째 자료에는 '담배 한 개비'로, 두 번째 자료에는 '담배 한 까치'로 쓰여 있습니다. '개비'와 '까치' 중 바른 표현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가늘게 쪼갠 나무토막이나 기름한 토막의 낱개 /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가늘고 짤막하게 쪼갠 토막을 세는 단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개비'입니다. '개비'의 의미로 발음이 비슷한 '가치, 가피, 개피, 까치'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개비'만 표준어입니다. 참고로, '개비'의 첫 번째 뜻에 나오는 '기름하다'는 '조금 긴 듯하다'를 뜻하는 말입니다.

'개비'는 독립된 단어이므로,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서 '가늘고 짤막하게 쪼갠 토막을 세는 단위'로 쓰일 때는 '한 개비, 두 개비, 세 개비……'처럼 앞에서 수량을 나타내는 말('한' '두' '세' 등)과는 띄어 써야 합니다. 따라서, 첫 번째 자료처럼 '담배 한 개비'가 바른 표현입니다.

그리고 '갑에 넣지 않고 낱개로 파는 담배'를 가리켜 '까치담배'라고 흔히 부르는데, '까치'가 표준어가 아니니 '까치담배'도 틀린 말입니다. 표준어 규정상 '개비담배'가 바른 표현일 것 같은데, 사전에는 '가치담배'가 표준어로 올라 있습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에 문의하였더니, 다음과 같은 답변을 주셨습니다.

표준 국어 대사전의 편찬 지침에 따르면, 비표준어를 구성 성분으로 생성된 파생어나 복합어는 표제어로 올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널리 쓰이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선별하여 등재하게 됩니다. 이를 참고하면, '가치담배'의 경우 '가치'가 비표준어라는 점에서 표제어로 올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 하겠으나, 표준 국어 대사전 출판 시점에서 '가치담배'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는 것으로 판단되어, 예외적으로 이를 표준어로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가새'는 비표준어이나 '가새표'는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즉, 결국 담배를 셀 때는 '개비'가 맞고, 낱개로 파는 담배를 가리킬 때는 '가치담배'처럼 한 단어로 쓰거나 '개비 담배'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담배'란 말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가치' 등 잘못된 말을 사용하도록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음은 『우리말 밭다리 걸기(나윤정ㆍ김주동 저, 들녘)』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도 표준어로 인정한다."라는 국립국어원 취지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담배를 '한 가치'로 쓰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가치담배'는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습니다. 사람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기준이 좀 더 명확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단어 정리

가치

'개비'의 잘못.


가치-담배 [가치담배]

갑에 넣지 않고 낱개로 파는 담배. ≒낱담배.


개비 [개비]

1. 가늘게 쪼갠 나무토막이나 기름한 토막의 낱개.
2.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가늘고 짤막하게 쪼갠 토막을 세는 단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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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단어가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담배 한 ( 가치 / 가피 / 개비 / 개피 / 까치 )를 피울 때마다 5~6분씩 생명이 단축됩니다.

2. 담배 한 갑을 살 돈은 없지만, 담배는 피우고 싶어 ( 가치담배 / 까치담배 )를 샀다.

 

정답 및 풀이

 

[정답] 

1. 개비    2. 가치담배

 

[풀이]

1. '개비'의 의미로 발음이 비슷한 '가치, 가피, 개피, 까치'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개비'만 표준어입니다. 

2. '갑에 넣지 않고 낱개로 파는 담배'는 '가치담배' 또는 '낱담배'라고 합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