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알겠다.
왜 세상에는
이를 악물고 사는 사람보다
느긋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이루고
누리면서
사는지를.
이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과
무작정 싸우는 대신,
잘 사귀면서
재미있게
놀 줄
알기 때문이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반드시
자기 속도로 가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느리고 답답하게 보여도
정상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억울하지 않은가.
자기 속도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부단히
올라가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데,
쓸데없이
남과 비교하면서
체력과 시간을 낭비하느라
꼭대기에 오르지 못한다면.
가을에 피는
국화는
봄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개나리를
시샘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준비하며
내공을
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가
매미 소리 그치고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
드디어
자기 차례가 돌아온 지금,
국화는
오랫동안 준비해 온
그 은은한 향기와 자태를
마음껏
뽐내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늦깎이'라는 말은 없다.
아무도
국화를 보고
늦깎이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가?
그렇다면
가지러 가자.
내일 말고
바로 오늘.
지금
떠나자.
한꺼번에
많이는 말고,
한 번에
한 발짝씩만
가자.
남의 날개를 타고
날아가거나,
남의 등에 업혀
편히 가는 요행수는
바라지도 말자.
세상에
공짜란
없다지 않은가.
오늘이 쌓여
내일이 되는 것이
분명한데,
불만스러운 오늘이
어떻게
만족한 내일을
만들 수 있겠는가.
지금
손에 있는 오늘도
요리를 못 하면서
멀리 있는 내일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 아닌가.
오늘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것.
그래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지금 한창 제철인
사과와 배를
맛있게 먹고 있는가?
아니면
철 지난 딸기나
아직 나오지도 않은
곶감을 먹고 싶어 하며
애를 태우고 있는가?
우리가 가진 것은
오늘뿐이다.
지금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을
고마워하자.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누리고
즐기자.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새로
시작하는 길.
이 길도
나는
거친 약도와
나침반만 가지고
떠난다.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지도란 없다.
있다 하더라도
남의 것이다.
나는
거친 약도 위에
스스로 얻은
세부 사항으로
내 지도를
만들어 갈 작정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 않는
마음이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가려 한다.
끝까지
가려 한다.
그래야
이 길로 이어진
다음 길이
보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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