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의 12척은
많은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니었다.
이 12척은
많으냐 적으냐를
물을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이 12척은
그가 입각해야 할
'사실'이었고
그의 당면 현실이었다.
그는
그 12척 위에
자신의 전략과 전술을 세웠다.
그의 용기는
12척의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힘이다.
- 「내 마음의 이순신 Ⅰ」 -
이순신이 남긴 기록에 의지해서
그의 지도력이 작동하는 모습을 헤아리건대,
그는 우선
이 모든 악조건과 그의 정치적 불운을
모두 '사실'로 긍정하고 있다.
'사실'에 정서를 이입시키지 않고
'사실'을 오직 '사실'로서 수용하는 태도는
그의 리더십에 한 중요한 본질을 이루는 듯하다.
그는
늘 사지의 한복판에 처한
자신의 위치를
직시한다.
이러한 현실 인식과
거기에 바탕을 둔 리더십은
"죽으려 하면 반드시 살고,
살려 하면 반드시 죽는다."
(명량해전 출동 하루 전날인
1597년 9월 15일 밤에
부하들에게 한 말)라는 말로
선명히 요약된다.
그는
인간의 당면 현실이나 운명을
고착된 것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언제나 전환 가능한 유동적 실체로
이해했던 것이다.
- 「내 마음의 이순신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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