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추다', '마치다', '맞추다', '맞치다', '맞히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E, F~J, K~O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문짝을 문틀에 마추다.
B. 문짝을 문틀에 마치다.
C. 문짝을 문틀에 맞추다.
D. 문짝을 문틀에 맞치다.
E. 문짝을 문틀에 맞히다.
F. 열 문제 중 아홉 문제의 정답을 마추다.
G. 열 문제 중 아홉 문제의 정답을 마치다.
H. 열 문제 중 아홉 문제의 정답을 맞추다.
I. 열 문제 중 아홉 문제의 정답을 맞치다.
J. 열 문제 중 아홉 문제의 정답을 맞히다.
K. 화살을 적장의 어깨에 마추다.
L. 화살을 적장의 어깨에 마치다.
M. 화살을 적장의 어깨에 맞추다.
N. 화살을 적장의 어깨에 맞치다.
O. 화살을 적장의 어깨에 맞히다.
정말 헷갈리죠. 그럼 다섯 단어가 어떻게 다르게 쓰이는지 차이를 알아볼까요?
우선, '마추다'와 '맞치다'라는 말은 없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맞추다'입니다. "분해했던 부품들을 다시 맞추다.", "떨어져 나간 조각들을 제자리에 잘 맞춘 다음에 접착제를 사용하여 붙였더니 새것 같았다."와 같이 쓰입니다. 따라서 A~E에서는 C의 '맞추다'가 바릅니다.
동사 '맞추다'는 그 밖에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 / 서로 어긋남이 없이 조화를 이루다 / 어떤 기준이나 정도에 어긋나지 아니하게 하다 / 어떤 기준에 틀리거나 어긋남이 없이 조정하다 / 일정한 수량이 되게 하다 / 열이나 차례 따위에 똑바르게 하다 / 다른 사람의 의도나 의향 따위에 맞게 행동하다 / 약속 시간 따위를 넘기지 아니하다 / 일정한 규격의 물건을 만들도록 미리 주문을 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각각 "우리들은 다음 달 일정을 맞추어 보고 나서 여행 계획을 짜기로 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의견을 아내의 의견과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는 대학 선택을 점수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추기로 했다.", "주파수를 지역 방송에 맞추다.", "인원을 맞추다.", "일련번호를 맞추어 정리하다.", "그녀는 시어머니의 감정을 맞추려고 노력했으나 그 일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나는 그녀와의 약속 시간을 제대로 맞춘 적이 없어서 늘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양복을 맞추다." 등으로 쓰입니다.
한때 '마추다'와 '맞추다'를 구별하기도 했지만, 1988년에 개정된 「한글 맞춤법」에서는 '마추다'는 버리고 '맞추다'로 통일하여 쓰도록 하였습니다.
현행「한글 맞춤법」제6장 제55항에서는 "두 가지로 구별하여 적던 다음 말들은 한 가지로 적는다."라고 규정하며, 그 한 예로 '마추다'와 '맞추다'를 들고 있습니다. <해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해설>
'제자리에 맞게 붙이다, 주문하다, 똑바르게 하다, 비교하다' 등의 뜻이 있는 말은 '마추다'가 아닌 '맞추다'로 적는다.
퍼즐을 맞추다 / 구두를 맞추다 / 줄을 맞추다
기분을 맞추다 / 시간을 맞추다 / (친구와) 답을 맞추다
'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를 뜻하는 '맞다'의 사동사는 '맞히다'입니다. '맞히다'는 '문제에 대한 답을 틀리지 않게 하다'의 뜻을 나타내므로, F~J에서는 J처럼 '맞히다'를 쓰는 것이 적절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은 표현이고 '퀴즈의 답을 맞추다.'라고 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맞히다'에는 '적중하다'의 의미가 있어서 정답을 골라낸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를 가져서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은 경우에만 쓴다.
'맞다'의 사동사인 '맞히다'는 그 밖에 '자연 현상에 따라 내리는 눈, 비 따위를 닿게 하다 / 어떤 좋지 아니한 일을 당하게 하다', '침, 주사 따위로 치료를 받게 하다 / 물체를 쏘거나 던져서 어떤 물체에 닿게 하다. 또는 그렇게 하여 닿음을 입게 하다'의 뜻이 있어요.
각각 "우산을 갖고 가지 않아서 아이를 비를 맞히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소박을 맞히고 나서 두고두고 후회하셨다.", "꼬마들에게는 주사를 맞히기가 힘들다.", "어린아이를 눈덩이로 맞히다니 너무 짓궂다." 등으로 쓰인답니다.
K~O의 밑줄 친 부분은 문맥상 '물체를 쏘거나 던져서 어떤 물체에 닿게 하다. 또는 그렇게 하여 닿음을 입게 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단어가 들어가야 하므로 'O'의 '맞히다'가 바릅니다.
끝으로,「한글 맞춤법」제57항은 동사 '맞히다'를 '어떤 일이나 과정, 절차 따위가 끝나다. 또는 그렇게 하다 / 사람이 생(生)을 더 누리지 못하고 끝내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마치다'와 구별하여 적는다고 규정합니다. <해설>을 살펴볼까요.
<해설>
'마치다'는 '일이나 과정, 절차 따위가 끝나다'라는 뜻을, '맞히다'는 '표적에 적중하다', '맞는 답을 내놓다', '침이나 매 따위를 맞게 하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마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맞히다
화살을 과녁에 정확하게 맞혔다.
문제의 정답을 맞혔다.
꼬마들에게는 주사를 맞히기가 힘들다.
이렇게 '마치다'와 '맞추다'와 '맞히다'는 발음도, 철자도 비슷하여 헷갈리기 쉬우므로 뜻을 정확히 구별하여 써야 합니다.
◎「한글 맞춤법」제55항
: 두 가지로 구별하여 적던 다음 말들은 한 가지로 적는다.(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맞추다(입을 맞춘다. 양복을 맞춘다.)
ㄴ: 마추다
◎「한글 맞춤법」제57항
: 다음 말들은 각각 구별하여 적는다.
마치다
벌써 일을 마쳤다.
맞히다
여러 문제를 더 맞혔다.
단어 정리
마치다 [마치다]
→ 준말: 맟다
→ 활용: 마치어(마쳐), 마치니
「동사」
1.【(…을)】 어떤 일이나 과정, 절차 따위가 끝나다. 또는 그렇게 하다.
⇒ 일을 마치다.
2.【…을】 사람이 생(生)을 더 누리지 못하고 끝내다.
⇒ 그는 고향에 돌아가 남은 생을 마치려 했다.
맞추다 [맏추다]
→ 활용: 맞추어(맞춰), 맞추니
「동사」
[1]【…을 …에】【 …을 (…과)】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목적어로 온다))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
⇒ 깨진 조각을 본체와 맞추어 붙이다.
[2]【(…과) …을】【 …을 (…과)】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나 목적어로 온다))
1. ((주로 '보다'와 함께 쓰여))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
⇒ 나는 가장 친한 친구와 답을 맞추어 보았다.
2. 서로 어긋남이 없이 조화를 이루다.
⇒ 다른 부서와 보조를 맞추다.
[3]【…을 …에/에게】
1. 어떤 기준이나 정도에 어긋나지 아니하게 하다.
⇒ 원고를 심사 기준에 맞추다.
2. 어떤 기준에 틀리거나 어긋남이 없이 조정하다.
⇒ 시곗바늘을 5시에 맞추다.
[4]【…을】
1. 일정한 수량이 되게 하다.
⇒ 화투짝을 맞추다.
2. 열이나 차례 따위에 똑바르게 하다.
⇒ 줄을 맞추다.
3. 다른 사람의 의도나 의향 따위에 맞게 행동하다.
⇒ 비위를 맞추다.
4. 약속 시간 따위를 넘기지 아니하다.
⇒ 사람들과의 약속 시간을 맞추려면 지금 길을 나서야 한다.
5. 일정한 규격의 물건을 만들도록 미리 주문을 하다.
⇒ 안경을 맞추다.
[5]【…에/에게 …을】【 (…과) …을】 (('…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온다)) 다른 어떤 대상에 닿게 하다.
⇒ 그는 두 손바닥을 조심스럽게 맞춘 후에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 '퀴즈의 답을 맞추다.'는 옳지 않고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은 표현이다. '맞히다'에는 '적중하다'의 의미가 있어서 정답을 골라낸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를 가져서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은 경우에만 쓴다.
맞-히다 [마치다]
→ 활용: 맞히어(맞혀), 맞히니
「동사」
【…을】 문제에 대한 답을 틀리지 않게 하다. '맞다'의 사동사.
⇒ 나는 열 문제 중에서 겨우 세 개만 맞혀서 자존심이 무척 상했었다.
※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은 표현이고 '퀴즈의 답을 맞추다.'라고 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맞히다'에는 '적중하다'의 의미가 있어서 정답을 골라낸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맞추다'는 '대상끼리 서로 비교한다'는 의미를 가져서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은 경우에만 쓴다.
맞-히다[마치다]
→ 활용: 맞히어(맞혀), 맞히니
「동사」
【…에/에게 …을】【 …을 …을】
1. 자연 현상에 따라 내리는 눈, 비 따위를 닿게 하다. '맞다'의 사동사.
⇒ 화분에 눈을 맞히지 말고 안으로 들여놓아라.
2. 어떤 좋지 아니한 일을 당하게 하다. '맞다'의 사동사.
⇒ 그렇게 착한 여자에게 바람을 맞히다니 용서할 수 없다.
맞-히다[마치다]
→ 활용: 맞히어(맞혀), 맞히니
「동사」
1.【…에/에게 …을】【 …을 …을】 침, 주사 따위로 치료를 받게 하다. '맞다'의 사동사.
⇒ 아이의 엉덩이에 주사를 맞히다.
2.【…을 …에】【 …을 …으로】 물체를 쏘거나 던져서 어떤 물체에 닿게 하다. 또는 그렇게 하여 닿음을 입게 하다. '맞다'의 사동사.
⇒ 적장의 어깨를 화살로 맞히다.
알아-맞히다 [아라마치다]
→ 활용: 알아맞히어(알아맞혀), 알아맞히니
「동사」
【…을】 요구되거나 기대되는 답을 알아서 맞게 하다.
⇒ 답을 알아맞히다.
마무리 퀴즈
※ 다음 중 바른 것을 고르세요.
1. 그 소년은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과녁에 정확히 화살을 ( 마췄다 / 마쳤다 / 맞췄다 / 맞쳤다 / 맞혔다 ).
2.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 마추면 / 마치면 / 맞추면 / 맞치면 / 맞히면 ) 상품을 드립니다.
3. 그는 다른 사람의 나이를 잘 ( 알아마춘다 / 알아마친다 / 알아맞춘다 / 알아마친다 / 알아맞힌다 ).
4. 시험이 끝나면 아이들은 서로 답을 ( 마추어 / 마치어 / 맞추어 / 맞치어 / 맞히어 )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5. 그는 부러진 네 가닥의 뼈를 잡고 그것을 ( 마추기 / 마치기 / 맞추기 / 맞치기 / 맞히기 ) 시작했다.≪김성일, 비워 둔 자리≫
6. 토트넘 손흥민은 전반전에서 골대를 두 번 ( 마췄으나 / 마쳤으나 / 맞췄으나 / 맞쳤으나 / 맞혔으나 ), 후반전에서는 역전 골을 넣었다.
7. 급한 일이 생겨 친구를 ( 바람마췄다 / 바람마쳤다 / 바람맞췄다 / 바람맞쳤다 / 바람맞혔다 ).
정답 및 풀이
[정답]
1. 맞혔다 2. 맞히면 3. 알아맞힌다 4. 맞추어 5. 맞추기 6. 맞혔으나 7. 바람맞혔다
[풀이]
1., 6. '물체를 쏘거나 던져서 어떤 물체에 닿게 하다. 또는 그렇게 하여 닿음을 입게 하다'의 뜻을 나타낼 때는 동사 '맞히다'를 씁니다.
2. '문제에 대한 답을 틀리지 않게 하다'의 뜻을 나타날 때는 동사 '맞히다'를 써야 바릅니다.
3. '요구되거나 기대되는 답을 알아서 맞게 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알아맞히다'입니다. 이를 '알아마추다', '알아마치다', '알아맞추다', '알아맞치다'로 쓰는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4. '둘 이상의 일정한 대상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여 살피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맞추다'입니다.
5. '서로 떨어져 있는 부분을 제자리에 맞게 대어 붙이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맞추다'입니다.
7. '바람맞다'의 사동사는 '바람맞히다'입니다. '바람맞히다'는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여 상대를 헛걸음하게 만들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를 '바람마추다', '바람마치다', '바람맞추다', '바람맞치다'로 쓰는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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