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땡깡'과 '뗑깡'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자료에는 '땡깡', 두 번째 자료에는 '뗑깡'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어느 것이 바르게 쓴 걸까요?
'경련을 일으키고 의식 장애를 일으키는 발작 증상이 되풀이하여 나타나는 병'을 '뇌전증(腦電症)'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간질(癇疾)'이라고 했어요. '뇌전증'을 뜻하는 일본어 '전간(癲癎, てんかん)'을 우리말로 표기하면 '덴칸'입니다. 위 두 자료에 쓰인 '땡깡'과 '뗑깡'은 이 '덴칸'에서 온 말이에요.
'뇌전증'은 발작적으로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을 잃는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속되게 '지랄병'이라고까지 불렸어요. 그런데 어린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제 고집대로 심하게 투정을 부리거나 떼를 쓸 때, 어떤 사람이 난동을 부리거나 억지를 쓸 때 간질병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 비유해서 '땡깡/뗑깡 부리다'라고 표현하는 것을 접하게 됩니다. 이때의 '땡깡'과 '뗑깡'은 일본어 '덴칸'이 나타내는 의미와 전혀 다르게 쓰이고 있는 거죠.
국립국어원에서는 일본어의 잔재인 '땡깡'과 '뗑깡'을 '억지로 쓰는 떼'를 뜻하는 '생떼'로 순화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땡깡/뗑깡 부리다'는 '생떼 부리다'나 '생떼 쓰다'로 바꿔 쓸 것을 권장하고 있어요. 상황에 따라서 '땡깡/뗑깡 부리다'를 '억지 부리다'나 '억지 쓰다', '행패 부리다', '투정 부리다', '막무가내다' 등으로도 표현할 수 있겠죠.
참고로, '생떼'와 표기가 비슷한 '생때(生-)'라는 말이 들어 있는 형용사 '생때같다'는 주로 '생때같은' 꼴로 쓰여 '아무 탈 없이 멀쩡하다', '공을 많이 들여 매우 소중하다'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면, "생때같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병신이 되었다.", "생때같은 내 돈을 다 날렸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단어 정리
생-떼(生떼) [생떼]
「명사」
억지로 쓰는 떼. ≒생청.
⇒ 생떼를 부리다.
※ 포스팅 작성 시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 한국어 어문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제2017-12호) ·「표준어 규정」(제2017-13호) ·「외래어 표기법」(제2017-14호)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제2014-42호)을, 단어의 뜻풀이 등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는《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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