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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헷갈리는 말, 가려서 쓰기

천상 vs 천생 오늘은 '천상'과 '천생'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그는 천상 배우다. B. 그는 천생 배우다. '타고난 것처럼 아주'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는 '천생(天生)'입니다. '하늘 천(天)' 자와 '날 생(生)' 자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죠. "그녀는 천생 여자다.", "여태 연애 한 번 못 해 보다니 천생 고리삭은 샌님이군."처럼 씁니다. '천상'이라는 말이 너무나 익숙해져서 '천생'이 오히려 어색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타고난 것처럼 아주'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은 '천생'이 바른 표현입니다. 따라서 A와 B 가운데서는 B가 바릅니다. 부사 '천생'은 '이미 정하여진 것처럼 어쩔 수 없이'라는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아무도 갈 사람이 없다면 천.. 더보기
자문받다 vs 자문을 구하다 vs 자문을 청하다 vs 자문하다 오늘은 '자문받다' '자문을 구하다' '자문을 청하다' '자문하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정부는 학계에 자문받다. B. 정부는 학계에 자문을 구하다. C. 정부는 학계에 자문을 청하다. D. 정부는 학계에 자문하다. '물을 자(諮)'와 '물을 문(問)'으로 구성된 한자어인 '자문(諮問)'은 '어떤 일을 좀 더 효율적이고 바르게 처리하려고 그 방면의 전문가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물음'을 뜻합니다. 답을 받거나 구하거나 청할 수 있어도, 물음을 받거나 구하거나 청할 수 없습니다. 즉, '자문'은 묻는 일이므로 '받거나 구하거나 청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문받다'나 '자문을 구하다', '자문을 청하.. 더보기
집 앞 밭에서 식재료를 '공수(空輸)하다'? 오늘은 동사 '공수하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 중 '공수하다'의 쓰임이 바른 문장은 무엇일까요? A. 집 앞 밭에서 공수해 온 식재료. B. 이탈리아에서 공수해 온 대리석. '공수(空輸)'는 '항공 수송'을 줄여 이르는 말로서 '항공기를 이용하여 사람이나 우편물, 짐 따위를 옮기는 일'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동사 '공수(空輸)하다'는 '항공기를 이용하여 사람이나 우편물, 짐 따위를 옮기다'의 뜻을 나타내죠. "제주도에서 공수해 온 재료로 만든 안주.", "이번 전시회를 위해 유명 화가의 진품 그림을 유럽에서 공수해 왔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집이 아주 넓은 경우라면 모를까 일반적으로 집 앞 밭에서 비행기로 식재료를 가져오는 일은 없으므로, '공수하다'를 바르게 쓴 문장은 B입니다. .. 더보기
사사받다 vs 사사하다 우선, 아래 자료부터 봐 주세요. 첫 번째 자료에는 '사사받았다', 두 번째 자료에는 '사사했다'로 적혀 있습니다. 어느 것이 바를까요? 두 자료에 쓰인 '사사(師事)'는 '스승으로 섬김' 또는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음'의 뜻을 나타냅니다. 흔히 '일 사' 자로 알고 있는 '事' 자는 이 단어에서는 '섬기다'를 뜻합니다. '스승으로 섬기다' 또는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명사 '사사' 뒤에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 '-하다'를 붙여 '사사하다'와 같이 쓰죠. '사사하다'는 타동사이므로 목적격 조사를 써서 '누구를 사사하다' '누구에게(서) 무엇을 사사하다' 형태로 쓰입니다. "저는 최 박사님을 사사했습니다.", "박 선생님에게서 가야금 연주법을 사사했나요?"처럼 말이죠. .. 더보기
너머 vs 넘어 오늘은 '너머'와 '넘어'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의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산 너머 광활한 벌판. B. 산 넘어 광활한 벌판. C. 대선 승리까지는 산 너머 산이다. D. 대선 승리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높이나 경계를 나타내는 명사 다음에 쓰여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의 뜻을 나타내는 명사는 '너머'입니다. "저 너머.", "서산 너머 해님이 숨바꼭질을 할 때, 마을에는 저녁연기가 피어올랐다."처럼 쓰이죠. A와 B는 '산의 저쪽' 또는 '바라보이는 산의 뒤쪽'이라는 뜻이므로 A의 '산 너머'가 바릅니다. '높은 부분의 위를 지나가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넘다'는 '넘어', '넘으니' 등으로 활용합니다. "오늘 내로 고.. 더보기
결재 vs 결제 오늘은 '결재'와 '결제'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의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결재를 올리다. B. 결제를 올리다. C. 숙박비를 카드로 결재하다. D. 숙박비를 카드로 결제하다.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토하여 허가하거나 승인함'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결재(決裁)'입니다. "결재가 나다." "결재를 받다."와 같은 표현으로 사용하죠. 따라서 A와 B 중에서는 A가 바릅니다. 참고로, '결재'는 일본어 투 한자어이므로 '재가(裁可)'로 순화해서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런 계획은 사장의 재가를 받기 어렵다.", "나의 재가가 없는 한 어떠한 일도 해서는 안 된다."와 같이 쓸 수 있겠습니다. 그에 반해 '결제(決.. 더보기
고요 vs 구요, 라고요 vs 라구요 다음 A와 B, C와 D, E와 F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뭐라고요, 그게 정말입니까? B. 뭐라구요, 그게 정말입니까? A. 흥, 내가 그런 말에 속을 줄 알고요? D. 흥, 내가 그런 말에 속을 줄 알구요? E. 떡도 먹었고요, 고기도 먹었습니다. F. 떡도 먹었구요, 고기도 먹었습니다. '너의 말이나 생각이 이런 것이냐?' 하는 뜻으로 묻는 데 쓰는 종결 어미는 '-라고'입니다. "그것이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이런 일까지 내가 하라고?"와 같이 씁니다. 종결 어미 '-라고'에 청자(聽者)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요'가 붙으면 '-라고요'가 되므로, A와 B 가운데서는 A의 '뭐라고요'가 바릅니다. 어떤 물음 표현이 뒤 절로 올 것을 생략하고 문장을 끝.. 더보기
간 배 vs 갈은 배 우선, 준비한 자료부터 봐 주세요.    첫 번째 자료에는 '간 배', 두 번째 자료에는 '갈은 배'로 적혀 있습니다. 바르게 쓴 것은 무엇일까요?「한글 맞춤법」제18항에 따르면, 어간 끝 받침 'ㄹ'이 'ㄴ, ㅂ, ㅅ'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어미 '­-오, -­ㄹ' 등 앞에서 나타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는 대로 적습니다. '잘게 부수기 위하여 단단한 물건에 대고 문지르거나 단단한 물건 사이에 넣어 으깨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 '갈다'가 이에 해당합니다.어간 끝 받침이 'ㄹ'인 동사에는 관형사형 어미가 '-은'이 아닌 '-ㄴ'이 붙는데, '갈다'의 어간 '갈-'이 어미 '-ㄴ'과 결합할 때 어간 끝 받침 'ㄹ'은 'ㄴ' 앞에서 탈락합니다. 그러므로 '갈다'의 활용형으로 '갈은'이 아닌 '간'을 쓰는 것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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