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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

상봉 vs 조우 vs 해후 오늘은 '상봉', '조우', '해후'의 차이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C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 행사. B. 남북 이산가족의 조우 행사. C. 남북 이산가족의 해후 행사. 세 단어 모두 한자어이므로 한자의 뜻을 보면 서로 어떻게 다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서로 상(相)' 자와 '만날 봉(逢)' 자로 이루어진 '상봉(相逢)'은 '서로 만남'을, '상봉하다'는 '서로 만나다'를 뜻합니다. '조우(遭遇)'는 '만날 조(遭)' 자와 '만날 우(遇)' 자로 이루어진 말로 '우연히 서로 만남'을 뜻합니다. '조우하다'는 '우연히 서로 만나다'라는 뜻을 나타내죠. '만날 해(邂)' 자와 '만날 후(逅)' 자로 이루어진 '해후(邂逅)'는 '오랫동안 헤어.. 더보기
역임 중입니다, 역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역임'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대학 대학원장과 학장을 역임 중입니다. 그분은 현재 ○○대학교 교수, △△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지낼 력(歷)' 자와 '맡을 임(任)' 자로 이루어진 '역임(歷任)'은 '여러 직위를 두루 거쳐 지냄', '역임하다'는 '여러 직위를 두루 거쳐 지내다'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은사님은 각국 대사를 역임하셨습니다.", "김 선생은 신문사에서 편집국장, 주필 등을 역임하면서 많은 공을 세웠다."와 같이 과거에 거쳐 온 여러 직위를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동사 '역임하다' 대신에 '과거에 어떤 직책을 맡아 일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인 '지내다'를 써서 표현할 수 있어요. 동사 '지내다'는 전에 맡았던 직위가 하나든 둘이든 아니면 그 이상이든 상.. 더보기
제수 용품, 혼수 용품 오늘은 '제수 용품'과 '혼수 용품'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제사'를 뜻하는 '祭' 자와 '쓰다'를 뜻하는 '需' 자로 이루어진 '제수(祭需)'는 '제사에 드는 여러 가지 재료' 또는 '제사에 쓰는 음식물'을 뜻합니다. '혼인하다'를 뜻하는 '婚' 자와 '쓰다'를 뜻하는 '需' 자로 구성된 '혼수(婚需)'는 '혼인에 드는 물품' 또는 '혼인에 드는 비용'을 뜻하죠. 그러므로 '어떤 일이나 목적과 관련하여 쓰이는 물품'을 뜻하는 '용품'을 덧붙여 '제수 용품'이나 '혼수 용품'이라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뜻이 중복되므로 '제수', '혼수'로 쓰면 됩니다. 국립국어원은 2022년 12월 7일에 49개의 관혼상제 용어의 대안 용어 목록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취지는 다음과 같아요. 국립국어원은 어려운 한자 .. 더보기
벌리다 vs 벌이다 오늘은 '벌리다'와 '벌이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사업을 벌리다. B. 사업을 벌이다. C. 격차를 벌리다. D. 격차를 벌이다. '일을 계획하여 시작하거나 펼쳐 놓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벌이다'입니다. 예를 들어, "그가 벌인 일 중에 완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백화점은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고 판촉 활동을 벌였다."처럼 씁니다. 동사 '벌이다'는 "장기판을 벌이다."처럼 '놀이판이나 노름판 따위를 차려 놓다'라는 뜻도 있고, "책을 많이 벌여 놓고 공부했다."와 같이 '여러 가지 물건을 늘어놓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리고 "철은 주된 장터인 읍사무소 앞 공터로 가서 전에 윤호 어머니가 전을 벌이고 있던 곳을 .. 더보기
들추다 vs 들치다 오늘은 '들추다'와 '들치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남의 허물을 들추지 마. B. 남의 허물을 들치지 마. '숨은 일, 지난 일, 잊은 일 따위를 끄집어내어 드러나게 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는 '들추다'입니다. 그래서 "남의 사생활을 들추다.", "실패했던 과거사는 이제 그만 들추고 장래사나 논의해 보자."와 같이 쓸 수 있어요. 그 외에도 '들추다'는 "아이들은 돌을 들추어 가재를 잡았다."처럼 '속이 드러나게 들어 올리다'라는 뜻도 있고, "요즘은 낡은 고서나 들추며 한가로이 지내지요."처럼 '무엇을 찾으려고 자꾸 뒤지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한편, '들치다'는 '물건의 한쪽 끝을 쳐들다'라는 뜻의 동사입니다. "누군가가 문득 천막.. 더보기
일절 vs 일체 오늘은 '일절'과 '일체'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안주 일절. B. 안주 일체. C. 부당한 청탁은 일절 통하지 않았다. D. 부당한 청탁은 일체 통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명사는 '일체(一切)'입니다. "그는 재산 일체를 학교에 기부하였다.", "거기에 따른 일체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따라서 '모든 종류의 안주가 있음'이라는 뜻을 나타내려면 B처럼 "안주 일체."라고 표현해야 바릅니다. 명사 '일체'는 '일체로' 꼴로 쓰여 '전부' 또는 '완전히'의 뜻을 나타내기도 해요. 예를 들면, "오늘부터는 장군한테 병정 단속하는 권한을 일체로 맡길 테니, 장군은 나를 버리지 마시오.≪박종.. 더보기
웃도리 vs 윗도리, 웃어른 vs 윗어른 우선, 아래 두 자료부터 봐 주세요. 첫 번째 자료에는 '웃도리', 두 번째 자료에는 '윗도리'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말이 바를까요? 「표준어 규정」제1부 '표준어 사정 원칙' 제12항은 "'웃-' 및 '윗-'은 명사 '위'에 맞추어 '윗-'으로 통일한다."라고 규정합니다. 그 한 예로, '위에 입는 옷'을 뜻하는 말인 '윗도리'를 들고 있어요. 따라서 두 번째 자료처럼 "내 윗도리라도 갖다줄래?"라고 써야 바릅니다. 그럼, 다음 A와 B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웃어른께 인사를 여쭙다. B. 윗어른께 인사를 여쭙다. 앞서 말한「표준어 규정」 제1부 제12항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아래, 위'의 대립이 없는 단어는 '웃-'으로 발음되는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라는 규정.. 더보기
동작 vs 작동 오늘은 '동작'과 '작동'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 C와 D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나는 살이 많이 쪄서 동작이 굼뜨다. B. 나는 살이 많이 쪄서 작동이 굼뜨다. C. 로봇이 동작하다. D. 로봇이 작동하다. '움직일 동(動)' 자와 '지을 작(作)' 자로 이루어진 '동작(動作)'은 '몸이나 손발 따위를 움직임. 또는 그런 모양'을 뜻합니다. 그래서 "동작이 날래다.", "본능적인 동작으로 날아오는 돌을 피했다."와 같이 씁니다. "날씨가 추워지자 곤충의 동작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와 같이 사람이 아닌 대상에 대하여도 쓸 수 있어요. '동작'은 '무술이나 춤 따위에서, 특정한 형식을 갖는 몸이나 손발의 움직임'을 뜻하기도 해요. "유도 선수는 업어치기 동작으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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