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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다듬기

깨나 vs 꽤나 오늘은 '깨나'와 '꽤나'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해외여행을 떠난 지 깨나 오래되었다. B. 해외여행을 떠난 지 꽤나 오래되었다. 우선, '깨나'는 어느 정도 이상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입니다. "한창때에는 나도 힘깨나 썼지.", "학식으로나 경륜으로나 한신현은 이 두메산골에서 행세깨나 하는 축이기 때문이다.≪유주현, 대한 제국≫"처럼 씁니다. '꽤나'는 '보통보다 조금 더한 정도로 / 제법 괜찮을 정도로'를 뜻하는 부사 '꽤'에 수량이나 정도를 나타내는, 받침 없는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 붙어 수량이 크거나 많음, 또는 정도가 높음을 강조하는 보조사 '나'가 붙은 형태입니다. "그 형과는 꽤나 가까웠던 사이였어요.", "저 사람은 술을 꽤나.. 더보기
붇다 vs 불다 vs 붓다 오늘은 '붇다'와 '불다' 그리고 '붓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자료에는 '분 인삼', 두 번째 자료에는 '불은 인삼'으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것이 바를까요?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은 '붇다'입니다. "콩이 붇다.", "북어포가 물에 붇다."와 같이 쓰죠. 또 동사 '붇다'는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나 주로 몸을 주어로 해서 '살이 찌다'의 뜻도 있어서, "개울물이 붇다.", "식욕이 왕성하여 몸이 많이 붇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한글 맞춤법」제18항 5.에 따르면, 어간의 끝 'ㄷ'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바뀔 적에는 바뀐 대로 적습니다. 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옵니다. 어간 끝 받침 'ㄷ'이 모음 앞에서 'ㄹ'로 바뀌어 나타나.. 더보기
접수받다 vs 접수하다 오늘은 '접수받다'와 '접수하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다음 문장의 밑줄 친 부분을 봐 주세요. 응시 희망자는 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입학 원서를 접수하세요. '접할 접(接)' 자와 '받을 수(受)' 자로 이루어진 한자어 '접수(接受)'는 '신청이나 신고 따위를 구두(口頭)나 문서로 받음' 또는 '돈이나 물건 따위를 받음'의 뜻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접수하다'의 의미도 '신청이나 신고 따위를 구두(口頭)나 문서로 받다' 또는 '돈이나 물건 따위를 받다'의 의미를 나타내죠. 사전적인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위 문장에서 '접수'라는 행위의 주체는 '대학교'입니다. 위 문장은 '응시 희망자'가 주체이므로 '접수하다' 대신 '문서, 서류, 편지 따위를 제출하거나 보내다'의 뜻인 '내다'나 '문안(.. 더보기
유명한 일화 항목의 첫 번째 글로, 오늘은 '유명한 일화'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위 자료처럼 '유명한 일화'라는 표현을 흔히 접하게 됩니다. '숨을 일(逸)' 자와 '이야기 화(話)' 자로 이루어진 한자어인 '일화(逸話)'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아니한 흥미 있는 이야기'를 뜻합니다. 그래서 "맨손으로 멧돼지를 잡았다는 일화는 그의 용맹스러운 진면모를 여실히 보여 준다.", "죽은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심장이 펄떡펄떡 뛰더라는 관우, 장비 같은 일화가 구전으로 전해 오고 있었다.≪최인호, 처세술 개론≫"처럼 쓰죠. '일화'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니 '유명한 일화'라고 하면 어색한 표현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명하다면 더 이상 '일화'가 아닌 거죠. 그러므로 '유명한 일화'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나 '유명.. 더보기
지천에 vs 지천으로 오늘은 '지천에'와 '지천으로'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지천에 핀 유채꽃. B. 지천으로 핀 유채꽃. '지극할 지(至)' 자와 '천할 천(賤)' 자로 이루어진 '지천(至賤)'은 '더할 나위 없이 천함'이나 '매우 흔함'의 뜻을 나타냅니다. 위 A와 B에서는 물론이고 주로 '매우 흔함'의 뜻으로 사용되죠. '지천'이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일반적으로 뒤에 부사격 조사 '으로'를 붙여서 "철길에는 석탄 덩어리가 지천으로 깔려 있었다.≪김용성, 도둑 일기≫"처럼 '지천으로'라는 부사의 형태로 쓰거나, 조사 '이다'를 붙여서 "산 정상에 철쭉이 지천이다."처럼 '지천이다'의 형태로 쓰게 됩니다. 그런데 '지천'의 뜻을 '땅 지(地)' 자와 '하늘 천.. 더보기
애때다 vs 애띠다 vs 앳되다 오늘은 '애때다', '애띠다', '앳되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자료에는 '애때', 두 번째 자료에는 '애뗘' 그리고 세 번째 자료에는 '앳돼'로 적혀 있습니다.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요?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이다'의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는 '앳되다'입니다. 그래서 "솜털이 보송보송한 앳된 얼굴.", "뜻밖에 사내는 마치 어린 여자아이의 것처럼 앳되고 가냘픈 목소리였다.≪송기원, 월문리에서≫"처럼 씁니다. 이때 '애티'는 '어린 태도나 모양'을 뜻해요. 형용사 '앳되다'는 '앳되어, 앳되니' 등으로 활용합니다.「한글 맞춤법」제35항 [붙임 2]는 어간 모음 '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ᅟᅫᆻ'으로 될 적에 준 대로 적는다고 규정합니다. '앳되다'도 여기에 해당해서, '-.. 더보기
치루다 vs 치르다 오늘은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입니다. 모두 투표하셨나요? 당선된 분들은 지역민의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이며, 후보 때 내세운 공약을 꼭 실천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치루다'와 '치르다'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흑색선전 없는 공명선거를 치루자. B. 흑색선전 없는 공명선거를 치르자. '무슨 일을 겪어 내다'라는 뜻의 동사는 '치르다'입니다. '치루다'는 '치르다'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따라서 B처럼 '선거를 치르자'라고 써야 바릅니다. 동사 '치르다'는 그 밖에도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 '아침, 점심 따위를 먹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달러로 값을 치르다.", "부회장 박 참봉이 점심을 치른 뒤에 점잖게 앉아서 회장의 .. 더보기
한자 '六' 자의 한글 표기 오늘은 한자 '六' 자의 한글 표기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A와 B, C와 D, E와 F, G와 H의 밑줄 친 부분 중 바른 것은 무엇일까요? A. 왕복 륙십 리 길. B. 왕복 육십 리 길. C. 오륙십 척의 배. D. 오육십 척의 배. E. 오뉴월 개 팔자. F. 오륙월 개 팔자. G. 유월의 녹음. H. 육월의 녹음. 한자 '六' 자는 '여섯'을 뜻하고 '륙'이라고 읽어요.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래대로 소리 나는 음을 '본음(本音)'이라고 하는데, '六' 자의 본음은 '륙'인 거죠. 그렇다면 A와 B 중에서는 A의 '륙십'이 바르게 표기한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요? 「한글 맞춤법」제11항은 두음 법칙이 적용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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